[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려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들면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거래가 되살아났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충격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김지영 |
미국 증시는 20일(현지시간) 1~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S&P500지수는 2.1% 내려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역 공세를 강화했던 지난해 10월10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2.4%, 다우존스지수는 1.8% 떨어졌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는 6.6% 급등한 20.09로 마감하며 장기 평균인 19.5를 웃돌았다.
국채 가격도 하락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064%포인트 상승한 4.294%를 나타냈다. 국채수익률은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081%포인트 오른 4.920%로 지난해 7월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캐피털 시큐리티즈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 전략가인 켄트 엥겔케는 30년물 국채수익률이 "매우 쉽게" 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0.8% 떨어진 98.57로 올들어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하락으로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HB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지나 마틴 애덤스는 마켓워치에 "'셀 아메리카'가 새로운 형태로 돌아왔다"며 "무역정책 리스크는 지난해 이야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새해를 맞았지만 올해도 계속 싸워야 할 문제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시장은 리스크의 전조 신호로 달러를 주목할 것"이라며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무역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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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연금펀드 "美 국채 다 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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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덴마크의 연금펀드인 아카데미커펜션은 보유하고 있는 약 1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전량을 이달 말까지 매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도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고 미국 정부의 취약한 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데미커펜션은 미국 국채를 매도한 자금을 달러 현금과 주택담보대출 보증기관인 패니 매 같은 미국 정부후원기관(GSE)의 단기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을 계획이다.
미국 국채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발행 잔액이 30조3000억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아카데미커펜션의 1억달러 미국 국채 매도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유럽의 다른 연기금까지 '셀 아메리카'에 동참한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에 엄청난 파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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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도 타코(TACO)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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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투자 전문가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인한 '셀 아메리카' 움직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헤이버포드 트러스트의 투자 전략팀장인 행크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처럼 관세 위협을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고 자산시장은 곧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란드 사태도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웰스 파고 투자연구소의 글로벌 투자 전략팀장인 폴 크리스토퍼도 미국이 유럽에 추가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가능성은 낮고 그린란드가 미국 영토가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린란드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이 문제는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고 또 매우 대중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뉴스들이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이 문제가 단독으로든 아니면 다른 이슈들과 함께 엮여서든 오는 2월과 3월, 4월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경기 부양 효과를 무너뜨릴 만큼 충분히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리는 조정 때 매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나이트 베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폴 스탠리는 기술기업들의 강력한 실적 덕분에 미국 증시가 1월을 상승 마감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봤다. 그는 "이것(실적)이 더 중요한 문제"라며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14%에 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두고 어떤 위협을 하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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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편입 진지하다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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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리처드 파는 이날 매도세에 과민 반응하지 말라며 지난해 4월 상호관세율이 처음 발표된 후 증시 조정 때도 미국 자산에서의 대규모 이탈은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을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에 이어 이번 그린란드 문제가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 삭소의 닐 윌슨은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으로 허세를 부리는 것인지 여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편입하려고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상황은 아주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증시 하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따른 '셀 아메리카' 외에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즈호의 주식 트레이딩 담당 매니징 디렉터인 파르진 아잠은 반도체 섹터 같이 최근 인기 있는 주식에 대해 매수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여 있어 관세 문제가 아니더라도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관세 우려를 믿지 않는다. 시장은 조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1.5% 내려갔지만 2.4% 떨어진 나스닥지수보다는 하락률이 덜했다.
FXTM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루크만 오투누가는 미국의 관세 위협과 함께 일본의 국채 매도세가 이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시장에 압박을 가했다고 봤다. 일본의 40년물 국채수익률은 20일 4.215%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2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오후 2시30분(현지시간·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 특별연설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부터 시작되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에 따라 자산시장은 크게 출렁거릴 수 있다.
21일 개장 전에 존슨&존슨과 핼리버튼이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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