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
2월 4일 개봉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배우 박지훈(왼쪽)과 유해진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유해진과 박지훈이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낸다. 이들의 열연으로 완성된 웃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왕과 사는 남자'가 설 연휴 극장가를 사로잡고 침체된 한국 영화계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21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장항준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이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은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리며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먼저 장항준 감독은 "저는 되게 복 받은 감독이다. 인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캐릭터와의 싱크로율과 연기력만 봤는데 편집하면서 캐스팅이 잘 됐다는 걸 또 느꼈다"며 "좋은 시절을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선 제6대 왕 단종 이홍위는 12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돼 17세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이다. 영화는 태어나 단 한 번도 자신의 뜻대로 살아본 적 없는 단종이 1457년 궁을 떠나 영월 산골 마을 청령포로 유배길에 오르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유해진은 단종이 유배 온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남용희 기자 |
역사에 기록된 단종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을 거친 후 신선하게 풀어낸 장 감독은 "어떻게 기록이 남아있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를 알아보고 어떤 것을 취해야 할지를 고민했다"며 "엄흥도도 실록에는 '노산군이 돌아가셨을 때 슬퍼하면서 시신을 수습했다. 그리고 숨어 살았다'라는 두 줄만 적혀있었다. 더 극적인 장치로 만들기 위해 기록의 행간에 상상력을 많이 입혀야 해서 많은 고심을 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유해진은 단종이 유배 온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아 다양한 얼굴을 꺼낸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막연하게 상상했던 슬픔과 정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현장에서 점점 스며들더라. 나중에 단종이 강가에서 물장난을 치는 걸 보면서 어린 자식을 보는 부모의 마음이 이런걸까라는 걸 많이 느꼈다"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둔다기보다는 단종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활약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장 감독은 "극 중 엄흥도를 시골에 있는 정 있는 사람처럼 그리고 싶었다. 유해진을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작업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캐릭터에 더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셨다"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단종 이홍위를 연기한 박지훈은 "정통성 있는 뛰어난 왕임에도 불구하고 유배를 와서 앉아 있는 그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됐던 것 같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남용희 기자 |
박지훈은 어린 선왕인 단종 이홍위를 연기하며 극의 한 축을 단단하게 잡는다. 그는 "어떻게 표현해야겠다는 걸 생각하지 않았다. 정통성 있는 뛰어난 왕임에도 불구하고 유배를 와서 앉아 있는 그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됐던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해진과 박지훈은 믿고 보는 열연을 펼치면서 남다른 케미까지 형성하며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이에 박지훈은 "제가 계획해서 선배님께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촬영 외에도 선배님과 자연스럽게 쌓은 것들이 영화에도 묻어나온 것 같다"고, 유해진은 "박지훈이 감정을 잘 던져줬다. 눈의 깊이가 대단하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지태는 당대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로 분해 남다른 풍채와 카리스마가 가득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비주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는 "'왕과 사는 남자'에서 한명회가 꼭 해야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악역이지만 척추 같은 느낌이 있어서 잘 그려내고 싶었다. 또 기존에 그려졌던 한명회와 또 다른 힘이 있는 인물로 그리고 싶어서 새로운 변신의 기회가 될 것 같았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유지태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부담이다. 내가 만약에 한명회였다면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을지언정 나름대로 어떤 정의가 살아있을 것 같았다"며 "악역의 기능만 강조되는 게 아니라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층위를 잘 만들어내려고 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배우 유지태 박지훈 유해진 전미도, 장항준 감독(왼쪽부터)이 뭉친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남용희 기자 |
전미도는 궁녀 매화 역을 맡아 첫 사극에 도전한다. 그는 "식음을 전폐하고 앉아 있는 홍위의 눈빛만 보고 매화의 심정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박지훈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신은 없었지만 그가 갖고 있는 분위기와 아우라 때문에 인물이 가져야 할 정서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민은 엄흥도의 아들 태산 역을 맡아 '리바운드' '더 킬러스'에 이어 장항준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박지환은 영월군수로, 이준혁은 이홍위의 숙부 금성대군으로, 안재홍은 노루골의 촌장으로 분해 작품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첫 사극에 도전한 장 감독은 "성공한 역모는 박수받고 실현되지 못한 정의는 잊혀야 하는 가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 단종의 죽음과 그를 끝까지 지킨 엄흥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관객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민은 "감독님처럼 사랑스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영화"라고, 전미도는 "단종이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어떤 사연이 있을지를 상상하면서 같이 따라가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유지태는 "저희 작품이 흥행해서 한국 영화가 살아나는 분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박지훈은 "영화를 보면서 많은 감정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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