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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대출문 넓혔는데…부담스럽다는 은행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정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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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예대율 낮춰 비수도권 대출 활성화 도모
지방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연체액 '급등'
기업대출 RW 그대로…당국도 "건전성은 고민"


금융당국이 비수도권 기업·개인사업자 대출에 한해 예대율을 완화했다. 문이 넓어진 만큼 지방 소재 기업으로 더 많은 대출이 공급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건설·부동산업 등 지방 경기 침체가 여전한 상황이라 신중한 모습이다. 기업 대출을 내줄 경우 가해지는 위험 가중치(RW)도 그대로라 건전성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21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예대율 산정 기준을 변경하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의 규정변경을 예고했다. 지방 소재 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지방 우대금융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다. 정책금융과 민간 금융권의 자금 공급을 동시에 확대하는 '5극3특 지역 특화 자금공급' 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개정안은 2026년 1분기 중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관련기사:금융위, 2028년 지방 금융공급 연 120조원으로 늘린다(2025.10.22)

은행권 예대율은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현행 규정은 100% 이하를 유지하도록 규제한다. 예대율을 산출할 때는 대출 종류에 따라 가중치가 차등 적용되는데 기업대출에는 85%, 개인사업자대출에는 100%, 가계대출에는 115%가 부여되는 식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 소재한 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가중치를 각각 5%포인트씩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 소재 기업대출 가중치는 80%로, 지방 소재 개인사업자대출 가중치는 95%로 낮아지게 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은행의 비수도권 대출 규모는 약 633조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현행 예대율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이번 가중치 조정으로 인해 은행권의 지방 소재 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여력이 최대 약 21조원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방경기 악화에 은행은 '신중'

이같은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실제 대출 확대 효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대율 산정 기준이 완화돼 산술적인 대출 여력이 확보되더라도, 실제 대출 집행은 차주의 상환 능력과 자산 건전성 관리 방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 시장에서는 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확보된 대출 여력이 실제 지방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으로 즉각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지역과 밀착된 지방은행은 더욱 여력이 없는 분위기다. iM뱅크와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1.10%로 집계됐다. 1년 전(0.63%)보다 0.47%포인트 오르면서 1%대를 넘어섰다.


연체율은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문제는 연체율만 오른게 아니라 연체액도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연체액은 총 1조2761억원으로 1년 사이 5035억원이 늘었다.

지방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설 및 부동산 업종의 침체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1.02%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0.51%를 기록했는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0.50%를 넘었다.


기업대출 RW도 여전히 그대로…'부담'

이 때문에 부실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예대율 완화 조치가 현장에서 체감되는 수준의 자금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업대출에 적용되는 위험 가중치(RW)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된다. 앞서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해 주택담보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20%로 높이고 주식 투자에 대한 위험 가중치는 250%까지 낮췄지만 기업대출은 유지했다.▷관련기사:'생산적 금융 하라면서' 기업대출 RW는 요지부동…은행들 '불만'(2025.10.01.)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문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주가 문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대출이 문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요즘처럼 지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기업 대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대율 완화를 통해서 은행들의 시야를 넓히면 그 안에서 옥석을 가려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면서도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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