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6.1.21 [사진=연합뉴스] |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관련해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기자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긴 173분 동안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총 25개의 질문을 피해 가지 않고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청와대는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적어도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었다"고 자평했다.
"중수청·공소청 법안 확정 아냐…더 검토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선 해당 법안이 확정된 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앞으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한테 권력을 뺏는 게 목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구제"라며 "예를 들어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송치가 된 경우 간단하게 어디 물어보면 되는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경찰로 다시 보내고 받으면 (공소시효가) 끝나버린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에 대한) 안전장치를 어떻게 만들지 지금 고민하고 있고, 이번에는 의제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마치 보완수사권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단정하는데, 어떻게 할 건지 더 검토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개혁의 본질을 흐리는 방향이 되진 않을 것이고, 저항과 부담을 이유로 멈추거나 흔들리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단박에 완성되는 개혁이란 없다. 국민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를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6.1.21 [사진=연합뉴스] |
"이혜훈, 본인 해명 들어보는 게 공정"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에 대해선 "그에 대한 본인 해명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본인 해명을 들어보는 게 공정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른바 '탕평 인사' 측면에서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이 후보자가) 보좌관한테 갑질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유능하다는 분이라고 판단이 되고, 그쪽 진영(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무려 5번을 받아서 3번씩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경제 분야는 보수적 질서가 중요한 측면도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 좀 듣자. 그리고 통합이라고 말만 하는데 실제 기회를 같이 나눠서 함께 하자고 해서 한번 시도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를 대표하는 통합된 나라로 가야 하고 그게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직무"라며 "필요한 최소한으로 나름대로 시도하고 있는데 참 어렵다. 이렇게 많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 앞으로 우리가 인사를 하는 데 참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신천지 특검 왜 따로하나"…野 영수회담 요구도 일축
신천지 특검을 통일교 특검과 별도로 추진하자는 야당의 요구에는 "왜 따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일축하며 "속으로는 안 하고 싶은데 겉으로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사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야당의) 목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특검 출범 전까지 최선을 다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너와 나, 지위고하를 가릴 것 없이 (수사) 하겠다"고 했다.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의 정치 개입을 겨냥해선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며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조직적으로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나라를 지키라고 총을 줬더니 마음대로 쏘겠다며 국민에게 총구를 겨냥하는 반란 행위와 똑같다"고도 했다.
일부 개신교의 정치 개입도 언급하며 수사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일부 개신교도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는데 일단 경계가 불분명해 지금은 놔두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수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수사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밭갈이할 때 큰 돌 집어내고 자갈 집어내고 잔돌을 집어낸다. 일단 큰 돌부터 집어내고 그다음 자갈도 집어내는 단계가 오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영수회담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은 여야 간 대화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야당과의 소통과 대화는 중요하다"면서도 "필요하고 유용할 때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계속 (야당을) 만나긴 해야겠지만, 뭐든지 제가 개별 정당과 소위 직접 대화나 '직거래'를 하면 여야 관계나 국회는 어떻게 되겠느냐"며 "(여야가) 충분히 대화하고, 그 후에도 추가로 돌파구가 필요하거나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면 그때 만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1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세제…"지금은 고려 안 해, 마지막 수단"
양도세나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는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건 깊이 고려하지 않는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주택 공급 부분에 있어선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주택을 100만 호를 공급한다는 이런 말씀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추상적 수치보다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려고 한다. 계획 수준이 아니라 인허가 착공 기준이다. 좀 기다려봐 달라"고 설명했다.
또 "공급에는 신축공급이 있고 주택을 많이 가진 사람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는데, 그런 방법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26.1.21 [사진=연합뉴스] |
"美 반도체 관세 심각하게 우려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100% 관세 부과를 시사한 것을 두고는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통상적으로 나오는 얘기고 격렬한 대립 국면에서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는 대만과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이 80~90%가 될 텐데 100% 관세를 올리면 아마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며 "대부분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안 지으면 (관세를) 100% 올리겠다는 얘기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협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라며 "험난한 파도가 오긴 했는데 배가 파선되거나 손상될 정도의 위험이 아니어서 잘 넘어가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미가 '조인트 팩트시트'에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고 하는 합의를, 그때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다 해 놨다. 이럴 가능성이 있다고 그때 본 것"이라며 "반도체는 대만보다 불리하게 하지 않는다. 대만만큼은 불리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인트 팩트시트에서도 명확한 것처럼 우리가 뭔가를 할 때는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한다는 점"이라며 "그게 제일 중요한 기준이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환율, 1~2달 후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거라고 예측"
연일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지금 원화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일본에 비하면 우리는 평가 절하가 덜된 편"이라며 "일본 기준에 우리가 그대로 맞추면 아마 (달러당) 1600원 정도 돼야 하는데, 엔·달러 연동에 비하면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잘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환율 대책에 대한 질문엔 "특별한 대책이 있으면 이미 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할 수 있는 유용한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책임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거라고 예측을 한다"며 "역대 최대의 수출 실적 7000억 달러를 달성했고 무역수지 흑자도 계속, 성장도 회복되는데 환율은 작년 윤석열 정권 당시 그때의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뉴노멀이라고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상승이) 여러 분리한 측면도 있고 수출기업에는 유리한 측면도 있는데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어서 대한민국만의 정책으로 쉽게 원상으로 되돌리긴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해 내고, 환율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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