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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영대·고은결 기자] 우리나라 석유화학(석화) 업계 대표 단체인 한국화학산업협회의 차기 회장직을 놓고 국내 주요 석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 간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계속된 업황 부진으로 내부 경영 개선 작업도 숨가쁜 상황에서 회장직까지 겸임시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창 석화 사업 재편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를 상대로 업계를 대표해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 역시 기피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학산업협회는 내달 말 이사회 및 정기총회를 열어 새 협회장을 추대 예정이다. 한 차례 연임한 신학철 협회장이 올해 말까지 임기이지만, LG화학 대표이사직에 퇴임하면서 협회장직에도 물러난 것이다.
화학산업협회는 차기 협회장 후보군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협회가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석화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CEO들이 협회장 업무를 병행하는 게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석화 기업들은 계속된 시황 부진으로 적자에 머물러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석화 사업에서 영업손실 1390억원, 롯데케미칼은 73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석화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같은 여수 산업단지에 있는 GS칼텍스와 합작법인(JV) 설립 후 노후 설비를 정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HD현대와 대산 산단에 있는 나프타크래킹센터(NCC)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석화 기업들은 이와 동시에 고부가 제품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석화 공장이 밀집된 여수 산업단지 전경. [여수시 제공] |
이처럼 내부적으로 챙겨야 할 이슈가 많은 CEO들이 협회장직까지 맡을 시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야 될 뿐만 아니라 정부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정부가 석화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협회장의 책임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회장직을 맡을 시 대외 활동이 많아지는 만큼 내부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다.
협회장직은 애시당초 공석을 우려해 LG화학,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5사가 2년씩 돌아가며 비상근으로 맡는 사실상 순번제로 운영됐다. 경우에 따라 최대 4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관례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2년간 SK지오센트릭 측이 협회장직을 맡을 순서였지만, 당시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새 대표로 부임하면서 협회장직 수행에 부담을 느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K그룹은 전사 차원의 리밸런싱(사업 구조 최적화)을 추진하고 있고, 계열사인 SK지오센트릭은 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최 사장이 1년 만에 물러나고, 지난달 인사를 통해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이 SK지오센트릭 사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만약 김종화 사장이 협회장직을 수락하지 않으면 협회는 다른 회원사 중에 후보군을 물색해야 한다.
2018년 말에도 당시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협회장직을 고사하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차기 협회장으로 추대된 바 있다. 하지만 건강 등의 문제로 고사하고 비(非)회장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문동준 사장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맡았다. 2015년 18대 회장으로 취임했던 허수영 전 롯데케미칼 부회장도 다른 회원사들이 거절하자 한 차례 연임했다.
업계에서는 내심 주요 기업이 회장사를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국내 업계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구조재편에 착수한 가운데 시급한 정부 지원책 등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낼 대변자가 절실하단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어려워 회장직 수행에 부담이 큰 것은 이해하지만 이럴수록 업계 간 조율과 정부와의 소통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