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노조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조 제공 |
오는 3월 의료·요양 통합돌봄 전면 시행을 앞두고 돌봄노동자들이 불안정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구조 해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전국돌봄서비스노조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월급제 시행과 정부와의 교섭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돌봄은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나쁜 일자리를 양산한다”며 “통합돌봄 노동자들은 단시간·불안정 고용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파편화된 돌봄노동은 돌봄노동자의 전문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돌봄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던 집과 동네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받아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보건복지부가 예산·법령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각 지자체가 현장 실행 주체가 되어 지역의 의료·요양·돌봄 기관과 함께 운영한다.
통합돌봄은 급속한 고령화와 돌봄수요 증가에 따라 도입이 필요한 사업이다. 다만 돌봄노동자들은 앞선 시범사업 과정에서 단시간 노동 확대, 이동시간 비급여로 인한 저임금 문제, 불안전 고용 확대 등이 드러났다고 했다.
통합돌봄은 대상자의 이용 가능 시간이 제한돼 있어 서비스가 종료되면 돌봄노동자는 다른 이용자를 찾아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된다. 또 지자체가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통합돌봄을 운영하고, 대체로 11월 중순 사업을 종료해 연말과 연초에는 일이 거의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단시간 노동이 많아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 이동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고, 교통비도 지급되지 않는다. 휴업수당과 대기수당 등도 인정되지 않는다. 돌봄노동이 단순화되고, 필요에 따라 즉각적인 제공이 이뤄지면서 플랫폼 노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돌봄 서비스 공급이 대부분 민간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기관은 보통 시급제 노동 인력을 필요할 때마다 충원해 현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통합돌봄 노동자는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돌봄노조는 “정부가 책임지는 공공성이 담보된 안정적 돌봄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월급제 시행, 고용안정 보장, 노정교섭, 이동시간 근무 인정과 교통실비 지급, 민간이 아닌 공공 직접 제공 등을 요구했다. 한지희 돌봄노조 경기지부장은 “요양보호사가 내일의 일자리를 걱정하지 않고, 생계의 위협 없이 돌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고용이 안정될 때, 어르신들도 더 질 높은 케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사회복지계 신년 인사회에서 “정부는 사회복지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종사자들이 전문성과 자긍심을 갖고 일하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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