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이 부족한 현실에서 기존 전력망을 지능형 전력망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아니면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가?”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인상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전력망 계획, 건설, 운영 관련 업무를 수십년간 해온 필자에게도 현재 우리나라가 마주하고 있는 전력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금 고민하게 했다.
정부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제시하고,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거버넌스를 출범시키는 등 전력망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전 용량을 확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송전선로를 물리적으로 증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능형 전력망, 즉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설비의 활용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인상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전력망 계획, 건설, 운영 관련 업무를 수십년간 해온 필자에게도 현재 우리나라가 마주하고 있는 전력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금 고민하게 했다.
정부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제시하고,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거버넌스를 출범시키는 등 전력망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전 용량을 확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송전선로를 물리적으로 증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능형 전력망, 즉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설비의 활용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 방안 모두를 병행해 추진해야 하며, 특히 송전선로 증설이 근원적인 해결 방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에 대한 신속한 해결책 제시도 필요하다. 송전선로 건설에는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사회적 갈등과 보상 문제로 인해 필요 비용과 기간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설비의 활용률을 높이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효율적이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해법이다.
정부가 정의한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의 개념은 명확하다. 바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산에너지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연계해 전력의 생산·저장·소비를 최적화하는 지능형 전력망이다. “추가적인 망 구성이 완료되기 전까지 이미 구축돼 있는 망을 최대한 똑똑하게 쓰자”는 전략이며, 그 핵심 수단이 바로 스마트그리드 기술이다.
의미 있는 사례도 있다. 한국전력이 2024년부터 시행한 '고객 참여형 부하 차단 제도'가 대표적이다. 한전은 이 제도를 통해 약 1.5GW 규모의 송전 제약 완화 효과를 거뒀고, 연간 약 4000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년 전부터 논의되던 수요자원 활용 기법을 실제 계통 운영에 과감히 적용해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한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확충은 각국의 공통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송전망 증설은 사회적 수용성 문제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소요 기간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발전소 인근에서 전력을 소비하는 '지산지소' 정책과 스마트그리드 기반의 '차세대 전력망 구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서 2011년 '지능형 전력망 구축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하며 스마트그리드 확산을 추진해 왔다. 다만 과거에는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본격적인 확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력망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스마트그리드 확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을 조속히 구축하는 것이다. 신규 전력망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릴 것인가, 신규 전력망의 완성 전까지 기존 전력망을 똑똑하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이제 답은 분명해지고 있다.
장재원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상근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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