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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넘은 '비치는 레깅스'...룰루레몬 일부 제품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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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슬레저 업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룰루레몬이 또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야심 차게 선보인 신규 라인업 '겟 로우(Get Low)' 레깅스가 출시 직후 '속 비침' 문제로 판매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며 13년 전 브랜드 존립을 뒤흔들었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최근 출시한 겟 로우 컬렉션에 대해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북미 온라인 스토어에서 해당 제품을 전격 삭제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레깅스 원단이 지나치게 얇아 착용 시 하체가 그대로 비친다는 불만이 쏟아진 탓이다. 회사 측은 "고객 피드백을 평가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며 향후 재출시를 예고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는 요가복 역사상 가장 유명한 품질 스캔들로 꼽히는 2013년 '루온(Luon)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룰루레몬은 시그니처 소재인 루온으로 여성용 블랙 요가 바지 일부 제품을 제작했다. 그러나 착용 후 자세를 구부릴 경우 속이 비친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매장에서 판매되던 여성용 하의 물량의 약 17%를 전량 리콜했다. 당시 리콜 규모는 수천만 달러에 달했고 회사는 약 6000만 달러(약 800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예상했다. 주가는 단기간에 5% 이상 급락했고 품질 관리 실패 책임을 둘러싼 내부 갈등 끝에 경영진 교체로까지 이어졌다.

문제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았다. 룰루레몬 측은 나일론과 라이크라 스판덱스 혼용률 자체는 기존과 같았지만 원단 제작 공정 과정에서 밀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품질 검사 단계에서는 문제가 포착되지 않았고 실제로 직접 입고 굽혀봐야 알 수 있는 수준의 결함이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기술력과 검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은 창업자의 발언이었다. 리콜 사태 이후인 2013년 11월, 창업자 칩 윌슨은 한 인터뷰에서 "일부 여성의 몸은 우리 레깅스에 맞지 않는다"며 여성의 신체를 문제의 원인으로 돌렸다. 고객을 탓하는 듯한 이 발언은 거센 비난을 불러왔고 룰루레몬은 품질 논란에 이어 윤리 논란이라는 2차 위기를 맞았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26년, 룰루레몬은 다시 한 번 같은 지점에서 발목을 잡혔다. 특히 '겟 로우' 컬렉션은 이름 그대로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까지 '로우(Low)'하게 만들었다는 비아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투데이/정지윤 인턴 기자 (chxma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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