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노바나나] |
21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개인 대주주가 지배하는 곳은 32곳으로 전체 중 40%를 넘는다. 금융 계열(22곳), 기타업종(17곳), 외국계(8곳)보다 많다.
개인 대주주 저축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자본 확충 능력이다. 2025년 9월 기준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9.0%로 금융지주 계열 평균(16.0%)을 크게 웃돈다. 당국의 규제 기준 7~8%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과 달리 내부 승인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 필요할 때 대주주가 사재를 투입해 신속히 증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 효율성이 낮다는 점이다. 개인 대주주 저축은행의 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24년 12월 -0.6%까지 떨어졌다가 2025년 9월 0.5%로 소폭 회복됐다.
여전히 적자 상태인 곳도 적지 않다. 개인 대주주 저축은행 32곳 중 11곳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전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적자를 낸 30곳 중 37%가 개인 대주주 소유다. 절대 숫자로 보면 금융지주 계열(9곳), 기타업종(7곳), 외국계(3곳)보다 크게 웃돈다.
ROA가 최하위권인 대원저축은행(-23.43%)과 대아저축은행(-13.93%)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두 곳 모두 사실상 개인 대주주 한 명이 지배하는 동일인 소유 구조이며 BIS 자기자본 비율 등 자본 지표는 업계 평균 이상이지만 수익성은 최하권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개인 대주주 저축은행의 자본 확충이 경영 체질 개선보다는 당국 제재를 피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리스크 관리나 부실 정리 역량이 금융 계열 대비 떨어지는데도 자본만 계속 쌓아두며 버티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특히 금융지주가 소유한 저축은행에 대해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기로 한 조치를 두고 업계는 당국이 금융지주 측에 인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진입로를 동시에 열어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구조조정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적기시정조치를 받거나 유예된 저축은행 8곳 가운데 실제로 주인이 바뀐 곳은 1곳에 그쳤다.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도 대주주 실주인이 변경된 저축은행은 △엠에스저축은행(SK증권) △라온저축은행(KBI국인그룹) △대한저축은행(대광건영)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 개인 대주주 체제에서 금융지주나 기타업종으로 소유 구조가 바뀐 사례다.
현재 진행 중인 M&A 사례들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이 인수 계획을 밝힌 상태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아직 신청되지 않았다. 상상인저축은행도 KBI국인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아직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소형 저축은행 상당수가 개인 오너의 버티기로 시장에서 정리되지 않으면서 업권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자본만 쌓아두는 ‘좀비 저축은행’이 늘어나면서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서영 기자 2s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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