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 [사진=AFP연합뉴스] |
전 세계 정·재계 리더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중국이 내수 주도 경제를 만들어 제조강국에서 소비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불가 관세정책으로 미국의 동맹국들마저 불확실성에 휩싸인 가운데 중국이야말로 신뢰할 수 있는 무역·투자 파트너라고 어필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경제 1인자인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20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특별연설에서 "(중국 경제는) 오래된 문제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는 주로 우리의 발전과 전환 과정에서의 성장통이다. 우리는 어떤 위험·도전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출과 인프라 투자에 의존해온 경제성장 구조를 내수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14억 명 규모의 초대형 시장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허 부총리는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비 시장이고 자동차·휴대전화·가전제품 등 여러 부문에서 이미 최대 시장이지만 자본 소비 지출은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친다"며 "중국의 중산층이 계속 성장함에 따라 더 높은 삶의 질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나타날 것이며, 이는 막대한 소비 잠재력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은 올해 국내 수요를 최우선 경제 의제로 삼았으며, 소비를 강력하게 촉진해 제조 강국에 더해 소비 강국이 되고자 도시와 농촌 주민 모두의 소득 증대 목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올해 중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를 '내수 진작'으로 제시하고, 관련 정책도 내놓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날 2026년~2030년까지의 내수 확대 전략 실행방안을 올해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발개위는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인수합병(M&A) 펀드 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공휴일과 연휴 일정을 개선하고 육아 보조금 시행·점진적 유치원 무상교육 등을 통해 민생복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중국 재정부 등은 대출 보증 지원 등 중소기업 투자와 개인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도 내놨다.
허 부총리는 중국의 이같은 내수 활성화 의지를 거듭 표명하며 각국에 '투자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수입을 더욱 확대해 양질의 외국 상품이 더 많이 중국 시장에 들어오도록 장려하고,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더 많은 분야를 개방하겠다며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에 공정하고 차별 없으며 투명한 투자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해 사상 최대인 1조1890억달러(약 1751조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고질적인 과잉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밀어내기 저가 수출을 하며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아울러 허 부총리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일부 국가는 일방적 행위와 무역협정을 통해 글로벌 무역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세전쟁은 세계 경제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부 현안을 적절히 처리하고 경제무역 관계를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평했다. 양국은 지난해 부산 정상회담과 5차례 경제무역 협상 등을 통해 '휴전'에 돌입했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