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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답답함을 해소하지 못하는 (억울한) 일들이 현실에서 사라진다면, 그때는 이 시리즈도 졸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범택시의 세 번째 운행이 끝났다. 사회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한 복수 대행. 단 한 줄의 로그라인에서 출발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의 시즌3는 최종화 최고 시청률 16.6%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운행도 대성공이다.
중고 거래 사기, 면허 사기, 승부 조작, 그리고 비상계엄까지…. 범죄는 더 교묘하고 잔인해졌다. ‘무지개 운수’는 이번에도 현실을 꼭 닮은 잔혹한 범죄의 타깃이 돼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피해자들의 곁을 함께했다. 그리고 그 복수극의 선봉에는 무지개 운수의 운전기사 ‘김도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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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최종회 방영 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김도기’ 역의 배우 이제훈을 만났다. 3개의 시즌, 햇수로 6년의 세월을 ‘김도기’로 살아온 그다. 모범택시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이제훈은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 시즌2로도 2023년에 같은 상을 받았다. 한 배우가 한 작품으로 두 번의 연기대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시즌3까지 나름 좋은 성적으로 올 수 있었다는 게 너무 기쁘죠. 시리즈를 지지해 주신 팬들, 그리고 변함없이 (모범택시를 지켜준) 제작진과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매주 금토에 나오던 방송이 끝나니 허전한 마음도 커요. 잘 달래봐야죠.”(웃음)
‘모범택시’는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유독 시즌제 드라마 성공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모범택시는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통념을 깼다. 매 시즌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부캐’로 위장한 김도기가 범죄에 뛰어들고, 그것이 복수로 이어지는 명료한 이야기 구조에, 짜릿하고 통쾌한 마무리가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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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갈수록 빨리 변하는 것 같아요. 하루아침에도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과 스트레스, 힘듦이 우리 안에 계속 쌓이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싶고, 즐거움을 찾고 싶은데 ‘모범택시’라는 것이 그러한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돼줘 이 작품을 시청자들이 계속 찾는 것 같아요.”
‘모범택시’에서 벌어지는 범죄들은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분노를 자극하는 범죄들에 묘한 기시감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종화에서는 비상계엄을 막는 무지개 운수의 모습이 그려져 큰 화제가 됐다. 그 과정에서 위기에 몰린 김도기가 전한 “절대로 지지 않아”란 대사는, 온갖 부조리 속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정의와 희망의 메시지이다.
“더욱더 범죄들은 교묘해지고 있죠. 김도기란 인물은 그런 세상에서도 희망을 보기를 원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너무 힘들고, 답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희망과 빛을 찾기를 원하는 사람이죠. 모두가 그럼에도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희망이 있으니, 그것을 지키려면 저희 ‘무지개 운수’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이자 주요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나날이 발전하는 김도기의 ‘부캐’ 열전이다. 이번 시즌3에서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는 단연 걸그룹 매니저. 그는 리허설에 빠진 멤버를 대신해 무대 위에서 안무를 소화했다. 연습 기간만 한 달이 걸린, 그에겐 ‘도전’과도 같은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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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은 사실 모든 캐릭터가 다 어려웠어요. 시리즈를 이어갈수록 김도기의 부캐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니까요. 걸그룹 댄스도 인생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뛰어들었어요.(웃음) 시즌2 때도 느꼈는데, 시즌3까지 와보니 이제는 정말 더이상 제가 보여드릴 연기의 스펙트럼이 없는 기분이에요.”
시즌을 거듭할수록 김도기는 조금씩 변한다. 가족의 비극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차갑게 그지없던 김도기는 ‘무지개 운수’란 따뜻한 둥지 안에서 서서히 무장 해제된다. 얼어붙은 김도기의 표정과 마음에 온기가 스민 것처럼, 배우 이제훈도 3개의 시즌을 ‘모범택시’와 함께하며 성장하고 변했다.
그는 “‘모범택시’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여러 가지 관점을 배우고 느꼈다”면서 “앞으로 어떠한 캐릭터를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작품을 선택할 때 이 작품을 통해 배운 세상들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를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표현했다. 반대로 배우 이제훈을 생각했을 때 자연스레 김도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악의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의 사도. 오랜 시간 한 캐릭터와 함께한 만큼이나, 그 캐릭터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배우로서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김도기’란 이미지가 씌워지는 건 좋기도 하면서, 제가 노력해서 극복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사람이거든요. 새로운 작품을 통해서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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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크다. 그건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이제훈 역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강도 높은 액션과 매번 다른 부캐 등 매 시즌, 회차마다 ‘고된 숙제’의 연속이지만, 그는 “더 화려하고 묵직한 액션과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내보였다.
“액션은 지금까지 해왔던 가닥이 있으니, 하면 할수록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요. 해외 성적도 좋았으니 시즌4 이야기를 누군가 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만약 또 다른 이야기를 쓸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조금 더 성숙한 서사를 짚어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에요.”
‘모범택시’의 운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미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이 드라마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이제훈에게서 ‘현실의 답답함이 해소되는 날’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저는 정의가 실현됐다고 해서 정의가 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지켜내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가 끝까지 놓치지 말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도 이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범택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모범택시’가 저를 가장 대표하는 작품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저는 그것이 너무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