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이 최근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중국의 ‘천안문 모델’을 사실상 차용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시위대를 무력으로 짓누르는 동시에, 제한적인 문화·경제 개방과 외교적 유연성을 병행해 체제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란 전문 매체 이란와이어는 18일(현지시각) 전직 이란 관료 증언을 인용해 올해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비서관이 총괄했다고 전했다. 라리자니는 이란 정권의 안보·정보 기관을 조율하는 핵심 인물로, 이번 진압 과정에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와이어에 따르면 라리자니는 스스로 본인 구상이 “1980년대 중국에서 덩샤오핑이 추진했던 통치 전략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한 이란 전직 관료는 “이번 시위대 학살은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그대로 본뜬 것”이라며 “체제에 도전하면 죽음으로 끝난다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중국군은 시위대 수천명을 무력을 동원해 살해하고, 이후 경제 개방과 외교 정상화를 병행하며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했다.
이란 전문 매체 이란와이어는 18일(현지시각) 전직 이란 관료 증언을 인용해 올해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비서관이 총괄했다고 전했다. 라리자니는 이란 정권의 안보·정보 기관을 조율하는 핵심 인물로, 이번 진압 과정에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비서관이 이란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란와이어에 따르면 라리자니는 스스로 본인 구상이 “1980년대 중국에서 덩샤오핑이 추진했던 통치 전략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한 이란 전직 관료는 “이번 시위대 학살은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그대로 본뜬 것”이라며 “체제에 도전하면 죽음으로 끝난다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중국군은 시위대 수천명을 무력을 동원해 살해하고, 이후 경제 개방과 외교 정상화를 병행하며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했다.
이란 정권 역시 강경 진압과 제한적 개방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정권에 비판적이지 않은 계층을 중심으로 문화·경제적 자유를 일부 허용해 불만을 흡수하고, 이웃 국가들과 외교 협력도 개선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체제 비판은 철저히 차단하는 공포 정치 위에 일상을 허용하는 중국식 통치 모델과 닮아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이미 현지에서 현실로 나타나는 중이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보안군 발포로 인한 사망자가 이어지고, 타브리즈 등 주요 도시에는 검문소가 대거 설치됐다. 동시에 당국은 시위를 공개 지지한 연예인과 자산가들의 재산을 압류하며, 공포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천안문 모델' 통치 전략 한눈에 보기 |
라리자니가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이유는 그의 개인적 배경과 권력 기반 때문이다. 그는 이란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직자 가문 출신이다. 아버지 미르자 하셈 아몰리는 시아파 최고위 성직자인 그랜드 아야톨라였다. 맏형 모하메드 자바드 라리자니는 외무차관을 지낸 중견 외교관이다. 동생 사데크 라리자니는 사법부 수장을 역임했다. 사데크는 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 후보로도 거론된다.
라리자니가 비서관으로 있는 SNSC는 이란 최고 안보·외교 정책 결정 기구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지만, 실질적인 정책 조율과 집행은 비서관이 담당한다. 국회의장, 사법부 수장, 군 참모총장, 혁명수비대(IRGC) 지휘부가 모두 참여하는 구조에서, 라리자니는 각 기관 이해 관계를 조정하며 국정 전반을 움직이는 위치에 있다.
이란은 가자 사태 이후 서방 여론 변화를 활용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균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대외 메시지전에도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대미 제재 환경에서 러시아 등 고위급 외교 접촉을 이어가며 협상 지렛대를 넓히려는 모습도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유연성을 과시해 국제적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시위 동력을 뿌리 뽑는 강경책을 병행하겠다는 계산이다.
4일 이란 테헤란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한 남성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광고판 옆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
SNSC를 통해 권력을 조율하는 라리자니 영향력은 외교 라인 재정비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다. 이란은 최근 핵 협상과 지역 외교를 중심으로 국제적 압박을 완화하려는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와이어는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핵 협상 등 외교 무대에서 성과를 내며 하메네이의 신임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서방 언론에서 수감설이 돌았던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과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도 라리자니와 소통하며 외교 현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가자 사태 이후 변화한 서방 여론을 활용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균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대외 메시지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대미 제재 국면에서 러시아 등과 고위급 외교 접촉을 이어가며 협상 지렛대를 넓히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유연성을 과시해 국제 사회에 자리를 확보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시위 동력을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강경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산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식 ‘천안문 모델’이 중국처럼 원활하게 작동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 중동연구소(MEI)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2023년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이란 지도부는 탄압과 경제 성장을 결합한 중국 모델을 선망하지만, 이란은 중국과 달리 경제적 토대가 취약하다”며 “경제 성과 없는 탄압은 오히려 민심 이반을 가속한다”고 지적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의 카림 사드자드푸르 선임연구원 역시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이 강한 이란 체제가 경제 개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포 정치가 가진 한계성을 지적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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