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홍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고환율 등 대내외 경제 리스크에 대해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와 상업적 합리성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90분간 진행된 회견의 상당 시간을 경제 현안 설명에 할애하며 시장의 과도한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맞물린 반도체 관세 위협, 1500원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 그리고 내수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와 비유를 들어가며 정부의 대응 논리를 상세히 설명했다.
경제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사안은 미국 측의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핵심 논거로 제시하며 시장의 공포가 과장되었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90분간 진행된 회견의 상당 시간을 경제 현안 설명에 할애하며 시장의 과도한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맞물린 반도체 관세 위협, 1500원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 그리고 내수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와 비유를 들어가며 정부의 대응 논리를 상세히 설명했다.
경제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사안은 미국 측의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핵심 논거로 제시하며 시장의 공포가 과장되었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국제 정세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잡혀가고 80년 우방인 미국과 유럽이 갈등하는 예측 불가능의 시대"라고 진단하면서도, 반도체 관세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 대통령은 "대만과 대한민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80~90%에 달한 상태이기에 미국이 관세를 100% 올리면 아마 미국의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올 것"이라며 "80~90% 독점을 하고 있는데, (관세 비용의) 거의 대부분은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라도 극단적인 관세 부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논리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가 뭔가를 할 때는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험난한 파도가 오긴 했는데 배가 파선되거나 손상될 정도의 위험은 아니어서 잘 넘어가면 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외교적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음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그는 "대만보다는 불리하지 않게 하겠지만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합의를 해놨다"며 "반도체는 다른 나라,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물밑 협상을 통해 '최혜국 대우'에 준하는 안전판을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안보 위기로 전이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개미의 생태'를 예로 들며 '전략적 자율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률이 떨어지면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미도 봄에는 안 싸우다가 가을이 되면 경쟁이 심해져서 시커멓게 죽어있더라"며 "제국주의 충돌도 나눌 게 많으면 평화롭다가 성장률이 떨어지면 대립이 격화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생존 전략으로 "소위 말하는 연루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군사 안보적 용어로 방기, 즉 따로 소외되는 위험도 최소화해야 한다"며 "연루도 안 되고, 방기도 안 되니까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라고 하는 게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어서며 '1500원 시대'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특단의 대책이 있으면 벌써 했겠죠"라고 직설적으로 답하면서도,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 7000억 불을 달성했고, 무역수지 흑자도 계속되고 있고, 성장도 회복되고 있다"며 현재의 고환율이 한국 경제 내부의 위기 요인보다는 대외 변수, 특히 '엔화 동조화' 현상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원화 환율은 엔화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다"며 "일본 기준에 그대로 맞추면 1600원 정도가 돼야 하는데, 엔의 달러 연동에 비하면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책임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환율 방어를 위한 무리한 시장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수출 기업들에게는 유리한 측면도 있는데, 어쨌든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어서 대한민국만의 정책으로 쉽게 원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며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들을 발굴해내고 환율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급 확대'와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하며 전임 정부들과 달리 조세 정책을 통한 규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집값 수준에 대해 "평균적인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5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인으로는 "투자 자산이 거의 대부분 부동산에 몰려 있고 수도권 집중도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해법으로는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장기적으로는 자산 구조 전환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려면 수도권에 땅을 확보하거나 여유 부지들에 주택을 추가로 짓는 것"이라며 "곧 국토부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추상적 수치보다는 인허가 착공 기준으로 곧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할 테니까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세금은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데 규제 수단으로 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지막 수단인 게 좋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언급했던 양도세 상향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서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집을 수십 채, 수백 채 가진 사람들은 투기적 수요"라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상황이라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특히 "투기 목적으로 오래 갖고 있으면 왜 세금을 깎아주나. 주식 같으면 생산적 금융에 도움이 되니 장기보유 혜택을 주는 게 맞지만, 투기용 부동산을 오래 갖고 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하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의 손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으로는 '광역 통합(메가시티)'과 과감한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재원 배분이 현재 72:28인데 60:40 정도는 돼야 한다"며 "통합을 미리 한다는 차원에서 (지방 재정 비율을) 65:35 정도로 잡고, 해마다 최대 5조 원, 임기 내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기업은 돈이 되면 부모가 말려도 한다"며 강제 이전에 대한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대신 '에너지'를 매개로 한 자연스러운 지방 이전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3GW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원자력 발전소 10개 규모"라며 "남부에서 송전망 만들어서 대주면 남부가 가만히 있겠나. 앞으로는 전기 먹는 하마인 인공지능 산업들이 자연스럽게 재생 에너지가 많은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증시 부양과 관련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한반도 평화 리스크 경영 지배구조 리스크 정치 리스크 등 세 가지로 꼽으며 이를 해소함으로써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북 강경론을 주장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 "저자세라고 말이 많던데 그러면 고자세로 북한하고 한 판 뜰까? 바보 같은 소리를 신문 사설이나 이런데 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제 망하는 거다. 가장이 성질 없어서 직장 꼬박꼬박 다니겠나. 참을 건 참고 설득하고 다독거리면서 평화적인 정책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똑같은 기업이 왜 싸구려 취급을 당하나. 제값을 받아야 한다"며 "똑같은 금 한 돈 반지인데 이재명 것은 2만 원이고, 저 사람이 가진 것은 80만 원이면 말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 리스크가 해결됐고 평화 리스크도 해결됐다. 무인기 띄우고 풍선 보내고 안 한다"며 "주가 조작 하면 집안 망한다는 거 보여줄 거다. 우량주 장기 보유하세요"라고 투자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4000 얘기를 했었는데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의 예측 못 했던 활황으로 5000을 넘어서려고 한다"며 한국 증시의 재평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쿠팡 등 외국계 자본이 들어간 글로벌 플랫폼 기업 규제와 통상 마찰 우려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이든지 국내 소규모 기업이든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상식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라고 하는 점도 고려해서 당당하게, 정당하게 처리하면 된다"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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