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서울경제 언론사 이미지

전국 아파트 옮겨 다니며 1.5조 세탁···126억 챙긴 조직 덜미

서울경제 신서희 기자
원문보기
검찰, 13명 입건·7명 구속기소
서울 등 아파트 7곳 옮겨 다니며
암막 커튼 치고 주야간 2교대 운영


아파트를 ‘자금세탁 센터’로 개조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24시간 세탁하며 거액의 이익을 챙긴 범죄단체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아파트를 옮겨 다니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고, 적발 상황에 대비한 대응 대본까지 마련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21일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자금세탁 조직 총책 A(40) 씨 등 13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명은 구속기소됐으며 A 씨를 포함한 6명은 체포영장이 발부돼 추적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2022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3년 6개월간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자금을 세탁해 주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이 기간 세탁된 자금은 약 1조 5750억 원에 달한다. 조직을 이끈 A 씨가 챙긴 금액만 126억 원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계좌 공급책에게 돈을 주고 확보한 대포계좌를 범행에 활용했다. 범죄자금은 여러 차례 계좌 이체를 거치며 분산됐다. 실시간 이체를 관리하기 위해 조직원들을 주야 교대 근무로 편성했고, 센터는 24시간 운영됐다. 한 센터에서만 180개가 넘는 대포계좌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세탁 장소는 일반 주거용 아파트였다. 하위 조직원 명의로 아파트를 임차한 뒤 내부를 전용 사무실로 개조했다. 창문에는 암막 커튼과 먹지를 설치해 외부 노출을 차단했다.

센터는 수사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이전됐다. 전북 전주에서 시작해 인천 송도, 경기 평택 고덕 일대와 용인을 거쳐 마지막에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까지 이동했다. 사용된 아파트는 모두 7곳이다. 평균 6개월 주기로 장소를 옮기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은 적발될 경우 “코인 셀러로 일하며 부업을 한 것”이라고 진술하라는 내용의 대본을 마련했다. 센터 이전 과정에서는 외장하드와 대포계좌 관리용 카드 등을 파기하는 등 증거 인멸도 시도했다.

A 씨는 범행 수익으로 고가 외제차와 수천만 원대 명품을 현금으로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에너지 개발 사업 등에 투자하며 합법 사업가로 위장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주거지와 은신처 압수수색을 통해 고가 명품과 귀금속 등을 확보했다. 조직원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 명의 재산에 대해서도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자산을 미리 묶는 조치를 취해 총 34억 원 상당을 확보했다.


합수부는 “남은 조직원과 은닉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보이스피싱 범죄의 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데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대법관 후보 김민기 박순영 윤성식
    대법관 후보 김민기 박순영 윤성식
  2. 2노시환 연봉 10억
    노시환 연봉 10억
  3. 3광양 산불 확산
    광양 산불 확산
  4. 4이정후 WBC 출전
    이정후 WBC 출전
  5. 5무인기 개조 압수수색
    무인기 개조 압수수색

서울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