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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 속도전 ‘동상이몽’···공무원 대다수 “졸속·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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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와 전남도가 행정통합을 위한 ‘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가칭)’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실무 당사자인 공직사회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부의 ‘2월 입법·7월 출범’ 구상과 내부 구성원의 인식이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는 ‘졸속 통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지도부의 속도전이 자칫 행정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이 21일 공개한 ‘전남·광주 행정통합 추진 인지 여부 설문조사(1,252명 참여)’ 결과,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성급하고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답한 인원은 56.8%에 달했다. ‘판단하기 어렵다’는 유보층 26.5%를 포함하면 10명 중 8명 이상이 현 추진 방식을 불신했다. 반면 ‘충분한 검토를 거치고 있다’는 긍정 응답은 16.7%에 그쳤다.

통합 시기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우세했다. ‘충분한 논의 후 시기 제한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51.6%로 과반을 차지했다. 통합 찬반을 묻는 항목에서도 ‘반대’(22.4%)와 ‘유보’(36.3%)가 ‘찬성’(40.1%)을 앞섰다.

광주시 공무원들의 여론은 더 부정적이다. 앞서 20일 광주시 공무원노조가 발표한 설문조사(958명 참여) 결과, 통합 추진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80.6%에 달했다. 긍정적 평가는 9.4%에 머물렀다.

특별법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의 괴리도 컸다. 응답자의 45.2%가 법안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답했고, ‘들어본 적 있다’는 20.6%였다. 반면 ‘매우 잘 안다’는 13.6%에 그쳤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통합 추진 사실은 알고 있지만, 업무와 직결된 구체적인 내용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도 공무원들은 승진 적체, 원거리 발령, 청사 위상 하락 등 구체적인 신분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청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졸속 통합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주민투표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노조 역시 “직원들의 인식이 ‘우려’를 넘어 ‘반대’로 굳어졌다”며 “소통 부재가 불신을 키우고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직원들의 동의 없이 속도만 내다가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며 “조직을 합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먼저 구성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등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조만간 발의될 특별법안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해 2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시·도는 이번 주 중 공직자 대상 설명회를 열어 직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등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특별법에는 통합의 큰 틀과 원칙이 담기는 것이라 직원들 입장에선 구체적인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 막연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며 “설명회를 통해 현재 준비된 법안 내용을 상세히 공유하고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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