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
정부가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업계를 대상으로 단기 이윤 추구를 벗어나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높이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업계와 만난 간담회를 통해서 이 같은 방침을 전했다.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하되, 리스크가 집중된 영역은 별도로 살펴 업계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계획이다.
▶“PEF, 자본시장 핵심축…불법엔 무관용, 건전 운용엔 지원”=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PEF 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었다. 이 원장 취임 후 PEF 업계와 갖는 첫 공식 소통 행보다. PEF 업계에선 박병건 한국PEF협의회 회장(대신PE 대표)을 비롯한 국내 주요 PEF 운용사 대표 12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에선 PEF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신뢰 회복 방안이 논의됐다.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PEF 산업은 지난 20여 년간 기업 구조개선과 성장기업 발굴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축적된 투자 경험과 경영혁신 역량은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부 운용사에서 발생한 불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강화된 규제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부담 최소화를 위해 저인망식의 일률적인 규제가 아닌 리스크가 집중된 영역을 정밀하게 살피는 ‘핀셋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법감시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컨설팅을 통해 운용사별 자율규제능력을 제고하는 등 지원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투명한 투자문화 정착 등…‘생산적 금융’ 위한 4가지 제언=이날 이 원장은 신년사에서도 언급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재차 강조하며 PEF 업계에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발표한 ‘PEF 제도 개선 방안’을 언급하며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당부했다. 과도한 차입이나 복잡한 거래 구조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달라는 내용이다.
이어 PEF 운용사 CEO들에게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실태 점검, 준법감시 기능 강화 등을 요청하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뿐 아니라 구성원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자본시장의 핵심 이해관계자로서 PEF 운용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고용안정성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려한 투자 관행을 주문했다. 또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PEF 업계는 단기 수익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대규모 자본과 경영 노하우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생산적 금융의 마중물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업계 “국가 사업 협력…글로벌 형평성 고려해 규제 개선 필요”=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며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한 국가 핵심 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내부통제에 대해선 운용 과정 전반에 걸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발표된 PEF 제도 개선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지만 규제로 인해 국내 PEF가 해외 PEF와 비교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아가 향후 법규 개정 시 국내 PEF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업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 초청 명단에서 MBK파트너스는 제외됐다. 이는 금감원이 MBK파트너스 경영진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현재 진행 중인 제재 심의 절차를 의식해 혹시 모를 이해충돌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안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