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실증도시 개요. /국토교통부 제공 |
광주광역시 전역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시 단위 자율주행 실증 공간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이르면 6월부터 광주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실제로 운행하고, 내년부터는 운전자 없이 달리는 완전 무인 주행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광주 전역을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일부 구간이나 특정 노선에서만 실증이 이뤄졌지만, 도시 전체를 하나의 테스트베드로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증은 약 3년간 진행된다.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 성숙도에 따라 실증 단계를 4단계로 나눠 적용한다. 올해까지는 안전 관리자가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주행하는 방식으로 실증을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관리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4월까지 참여 기업 공모를 마친 뒤 3개 안팎의 자율주행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에는 자율주행 실증용 차량 200대가 기술 수준과 운영 역량에 따라 차등 배분된다. 이 차량들은 골목길과 주택가, 도심 교차로, 지하차도 등 광주 전역의 실제 도로를 출근길과 야간을 포함해 24시간 운행하게 된다.
실증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초기에는 교통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인 지역에서 시작해, 이후 교통량이 많은 구시가지와 도심으로 범위를 넓힌다. 다양한 시간대와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을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이 충분히 학습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번 실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데이터 확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자율주행 실증은 제한된 구간과 시간대에서 이뤄져 학습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토부는 대규모 실도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해야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된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실증은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적 시도이기도 하다. 자율주행차 산업은 자동화 수준에 따라 레벨0(자율주행 불가)부터 레벨5(완전 자율주행)까지로 구분된다. 미국과 중국은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고 돌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레벨4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국내 기술 수준은 특정 조건에서만 시스템이 주행을 담당하고, 비상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레벨3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광주 실증도시를 통해 실제 교통 환경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후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규제 개선과 실도로 실증을 동시에 추진해 기술 고도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보유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참여 기업의 AI 학습을 지원하고, 실제 도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상 환경에서 다시 검증하는 방식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자율주행 기술이 AI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실제 도로에서의 대규모 검증 없이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광주 실증도시는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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