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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다, 살아있는 게”…우크라 북한군 포로 ‘생포 1년’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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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을 당시 턱에 붕대를 감고 있는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의 모습(왼쪽)과 지난 20일 문화방송(MBC)에서 공개된 지난해 10월 리씨의 모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을 당시 턱에 붕대를 감고 있는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의 모습(왼쪽)과 지난 20일 문화방송(MBC)에서 공개된 지난해 10월 리씨의 모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러시아군에 파병돼 전투를 치르다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생포 1년 만에 한국 방송과의 인터뷰가 공개되면서다.



20일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1부 ‘그림자 군대'를 방영했다. 이날 방송은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변수로 떠올랐던 북한군을 조명했다. 북한군 포로 2명과의 인터뷰는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피디(PD)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에서 진행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월11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부상을 입은 북한군 2명을 생포해 심문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리아무개씨는 턱에 붕대를 감고 입술이 퉁퉁 부은 모습으로, 백아무개씨는 양손에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같은 해 2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두 사람을 만나 면담했고 당시 이들은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며 귀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피디수첩은 생포 1년 만에 이들의 근황을 공개했다. 턱에 붕대를 감고 있던 리씨는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턱에 흉터가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리씨는 2024년 12월 쿠르스크 지역에 도착해 전투에 투입됐고 생포 당시 총알이 팔을 관통해 팔뼈가 부러지고, 총알이 턱을 뚫어 턱뼈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인터뷰 초반, 취재진을 경계하던 리씨는 “나는 막 불편해요. 살아있는 게”라며 말문을 열었다. 리씨는 가족 이야기를 하며 “지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지도 모르겠다. 나 때문에 잘못되지나 않았는지”라며 “나 같은 걸 괜히 낳아서. 포로가 되면 역적이나 같다. 나라를 배반한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리씨는 “다른 사람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다 자폭했는데, 나는 자폭을 못 했다”며 “만약에 수류탄이라도 있었으면 포로가 안 되고 죽을 수도 있었는데 이제 앞으로의 삶이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100배로 돌아오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전쟁의 참상은 지금도 생생하다. 리씨는 “우리가 제일 마지막에 투입됐는데, 전에 나갔던 사람들은 다 희생됐다”며 “(전쟁을) 말로 들었을 땐, 아픈 감정이 별로 없었다. 실제 나와서 싸움하면서 희생된 것 보니까 그다음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포감도 생기고, 참 너무 많이 가련 처절하다고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난생처음 그렇게 피비린내, 살벌한 전투는 처음 목격했다”며 “앞에 나갔던 전우가 자폭 무인기가 들이받아서 희생됐는데 머리랑 가슴이 통으로 이만큼 날아가서 죽었다. 갓 죽은 다음에 가서 보니까, 심장이 아직도 펄떡펄떡 대며 뛰고 이렇게 피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그런 상태였다”고 돌이켰다.



리씨는 “그런데 그 수많은 전투 중에 전우들이 러시아 땅에서 희생됐는데 그 많은 사람의 유해를 어떻게 하려는지”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1만여명 정도가 파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생포됐다고 알려진 포로는 리씨와 백씨 단 두 명뿐이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백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백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백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백아무개씨.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갈무리


백씨의 경우 다리에 철심을 박은 채 목발을 짚고 인터뷰에 응했다. 백씨는 전투 중 드론 공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했고 방치된 지 4일 만에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백씨는 “죽도록 싸워 댔는데 나한테 이렇게 적 드론이 한 대가 날아왔다. 낡은 창고 같은 거기에 은폐하려고 뛰어 들어갔는데 드론이 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또 한 대가 날아들어 왔다. 그렇게 다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전투 경험 없이 그저 용감하게만 하다 보니까 드론이 따라오게 되면 사격한다거나 은폐해서 피한다든가 해야 했는데 자기 동료들 죽으니까, 눈에 살기가 돌았다”며 “(동료들이) 꼭 복수해 주겠다고 하면서, 그러다 보니까 더 죽었다”고 설명했다.



입대할 때 부모님 얼굴을 마지막으로 봤다는 백씨는 자신이 전쟁에 온 사실도 부모님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씨는 “나로 인해서 부모들한테 안 좋은 영향이 간다면 그게 더 불효자식 아니겠냐”며 “깨끗하게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씨는 “같은 사람인데 뭐 죽고픈 사람이 어디 있고 목숨을 그렇게 쉽게 여기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별 수가 없으니까, 막다른 골목에서 그렇게 택하는 거지”라고 덧붙였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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