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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트럼프 “역사상 최고 성과” 1시간20분 자화자찬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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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 1년 1시간20분 깜짝 브리핑
“나토·美 만족할 해법 찾을 것
알래스카LNG 韓日 자금 확보”
주식·채권·달러 ‘셀 아메리카’
덴마크 연기금 美국채 전량 매각
10년물 국채금리 4개월래 최고
달러인덱스 0.8% 한달래 최대낙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링핑을 열고 “우리는 그 어느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했다”며 자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나와 1시간 20분간 혼자서 외교, 경제, 사회 정책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링핑을 열고 “우리는 그 어느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했다”며 자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나와 1시간 20분간 혼자서 외교, 경제, 사회 정책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재집권 1주년을 맞아 “어떤 대통령보다도 훌륭한 첫해를 보냈다”며 불법이민 차단, 물가안정, 경기회복 등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유럽과 갈등을 빚고 있는 그린란드에 대해서는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병합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함께 ‘그린란드 관세’ 위협이 부각되며 미국 주식과 채권, 달러가 동반약세를 보이는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우려 또한 재점화됐다. ▶관련기사 6·8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s)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백악관 브리핑에 등장해 1시간20분간 혼자서 지난 1년간 한일을 직접 소개했다. 이날 브리핑은 원래 백악관 대변인이 하는 것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경제, 정책 성과를 열거하며 “난 이자리에 서서 이걸 일주일동안 읽을 수 있는데 그래도 다 읽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느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핫한(hottest country) 나라가 됐다. 나를 꼭 사랑하지는 않는 어떤 사람들조차 ‘대단한 한해였다’고 본능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불법 이민 차단과, 범죄 감소, 물가 하락 등을 성과로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EPA]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에 대해 “안보 목적으로 필요하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고, 심지어 세계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매우 기쁘고, 우리(미국)도 매우 기쁠 해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모두에게 매우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용의가 있느냐’는 질의엔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당신의 결정이 나토 동맹의 붕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감당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내가 이전에 말했듯이 나보다 나토를 위해 많은 일을 해온 사람은 없다.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국방비를) 증액하도록 한 건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그들은 2%도 내지 않았는데 5%를 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자신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근거로 활용한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 활용이 위법이라고 판단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라이선스(licenses)라는 단어를 살펴보고, 다른 것들도 살펴보겠다”며 “내 말은 다른 대안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이 가장 좋고 강력하며 빠르고 쉽고, 복잡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한 해당 관세 부과로 유럽과 맺은 무역 합의가 어그러질 가능성에 대해선 “그들은 우리와의 그 합의를 매우 절실히 필요로 한다. 그래서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보지만, 어떻게 될지 보자”며 “그린란드와 관련해 많은 회의가 예정돼 있고, 일들이 상당히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WEF 행사 직후 파리에서 열자고 제안한 주요 7개국(G7) 비상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나의 친구”라면서도 “나는 (그린란드와) 직접 관련된 사람들과 회담할 것이다. 에마뉘엘은 거기(다보스)에 오래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성조기를 들고 있는 합성사진을 게재하며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성조기를 들고 있는 합성사진을 게재하며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평화구상의 2단계의 핵심 조처로 마련해 자신이 직접 의장을 맡은 ‘평화위원회’와 관련해선 “유엔이 더 많은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 평화위원회가 필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하지만 유엔은 내가 수많은 전쟁을 해결했음에도 나를 한 번도 도와준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곧바로 “나는 유엔의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과 관련해 한국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덕분에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며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챙겨온 핵심 국정 과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권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신규 가스관으로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까지 운송해 액화한 뒤 아시아 시장으로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 프로젝트는 초기 사업비만 약 45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한다. 대형 인프라 사업이라는 점에서 일본·한국·대만 등 주요 LNG 수요국의 장기 구매와 투자가 성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앞서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한국은 3500억달러(약 5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대가로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다. 대미 투자액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분야에 투입하기로 명시됐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에너지·반도체·의약품·핵심 광물·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 분야에서 미국 측이 주도적으로 선정하도록 돼 있다.


한국은 채산성과 사업성에 대한 부담으로 미 측의 참여 요청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 석상에서 한·일 투자금과 알래스카 가스관을 직접 연결해 언급하면서 한국의 대미 투자금 사용처가 미국 주도로 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해 한국에서 유치할 2000억달러 투자 대상에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포함시킨 바 있다.

트럼프 노리는 그린란드 개요

트럼프 노리는 그린란드 개요



한편 이날 미국 주식과 채권, 달러는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폭탄 당시의 공포가 재현되며,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를 동시에 내던지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트레이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이날 그린란드를 둘러싼 관세 압박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키우며 일제히 급락했다. 채권시장에서도 ‘미국 자산 이탈’ 조짐이 나타났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bp 오른 4.29%를 기록했으며, 당중 4.3%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미국 장기국채를 상대로 극심한 매도세가 연출된 것이다.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4.92%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여기에 덴마크 연기금인 덴마크 아카데미커펜션은 이날 그린란드 영유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겪는 가운데 미 국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덴마크는 현재 약 1억 달러(약 1480억원) 규모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 시점은 이달 말까지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공세와 관련해 “자본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예전처럼 미국 자산을 사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셀 아메리카 우려에 달러화 가치도 가파른 약세를 이어갔다. ICE선물거래소에서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같은 시간 98.6로 전장 대비 0.8% 하락했다.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금 가격은 온스당 47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취임 1년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싸늘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에도 현지 언론들은 취임 한 해 동안 생활 물가가 오르고, 동맹 갈등이 심화된 점을 들어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대통령직을 활용해 최소 14억달러(약 2조원)를 벌었다며 “국민보다 자신의 재산 증식에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8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지배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발언을 두고 “동맹을 괴롭히는 제국주의적 행태”라고 표현했다.

김영철·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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