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젝트 Y’ 미선(한소희), 도경(전종서) 스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
상영시간 108분 내내 불쾌했고 잔상도 불쾌하다. 인간의 욕망을 핑계로 굳이 화류계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여성 버디물’ 팔이에 나선 영화 ‘프로젝트 Y’(감독 이환)다.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1일 개봉했다.
도입부는 그럴 듯하다.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고 가수 화사가 참여한 사운드트랙이 흘러나온다. 미선과 도경은 지하 통로로 보이는 곳을 자유분방하게 걷고 카메라는 이들을 뒤에서 쫓는다. 기시감이 들지만 한소희와 전종서의 비주얼 합이 애써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시퀀스다.
이야기는 호불호의 영역이겠지만 전혀 흥미롭지 않다. 오히려 찜찜하다. 불편해야 마땅한 작중 배경을 차치하더라도 이환 감독의 표현 방식에 의구심이 든다. 밤일 탈출을 꿈꾸는 텐프로 에이스가 플로리스트를 겸업한다는 설정, 실제 업소가 모여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지역을 떠올리게 하는 로케이션 등 특유의 ‘하이퍼리얼리즘’으로 포장하기에는 과하다. 이미 차고 넘치도록 업소 내부와 업소 종사자들이 스크린을 채우는데 불필요한 디테일을 살린 이유가 의뭉스럽게 다가온다. 이 감독의 목적이 편견 강화가 아니었다면 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이러한 묘사를 택한 건지 묻고 싶다.
영화 ‘프로젝트 Y’ 미선(한소희) 스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프로젝트 Y’ 도경(전종서) 스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
전작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는 ‘가출 청소년의 실태 고발’이라는 적당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겠지만, ‘프로젝트 Y’는 다르다. 인간의 욕망을 왜 하필 수렁에 빠진 화류계 여성들을 통해 고찰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고, 출발점부터 동의할 수 없으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와 닿지 않는다. 사실 메시지가 있는지부터 생각해 볼 일이다. 극 말미 토사장의 엉성한 몰락에서 ‘권선징악’이라는 교훈이라도 얻어야 했던 걸까. 미선과 도경의 성장은 과연 어디에서 발견해야 했던 걸까.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오지만 공허한 결말을 위해 허망하게 소비될 뿐이다. ‘어둠’의 세계를 큰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체험해야 하는 당위성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호평받았던 이 감독의 전작들까지 재고하게 만드는 영화다. 하나같이 다 주인공은 불행한 여성이다. 사회에서 문란하다고 규정되는 여성 인물들도 대거 나온다. 이 감독의 여성관과 뒤틀린 판타지를 의심하는 데까지 가지 않아도 그 진정성에 물음표가 따른다. 첫 상업영화인 만큼 잘하던 것을 아무 고민 없이 답습했다고 정리하는 편이 그나마 서로 타격이 없을 듯하다. 그렇다 해도 ‘프로젝트 Y’가 남성 감독의 여성 불행 포르노(타인의 불행이나 비극을 자극적으로 전시한 것)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고, 이를 ‘여성 버디물’로 포장하는 행위는 기만이다. 한소희와 전종서를 비롯해 여배우들의 만남은 몇 번이고 찬성하지만, 이런 캐릭터만이 이들의 낯선 얼굴이라면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