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등 영토 확장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미국의 이웃이자 오랜 핵심 우방국인 캐나다에서도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는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고 미국과의 전쟁까지 상정한 가상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강대국들이 경제적 통합을 무기로 삼고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하며 공급망을 상대의 약점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세계 질서의 파열”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만약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한다면 결국 메뉴판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중견국들은 반드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영토 확장 구상이 제어되지 않으면 캐나다를 포함한 중견국들이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한 공격적인 인식을 드러내 왔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를 “위대한 ‘캐나다주(州)’의 주지사”라고 조롱하거나,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부르는 발언을 반복해왔다. 이날에는 캐나다 영토에 성조기가 표시된 가상의 이미지를 SNS에 게시하며, 마치 캐나다 전역이 미국령인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은 그린란드의 주권을 상징적으로 지지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국방 투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미국과 맞닿은 남부 국경 강화에 10억달러(약 1조4800억원)를 투입했으며 향후 북부 국경 방어 강화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카니 총리는 취임 직후 북극 지역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 구축에 40억달러(약 5조9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향후 수년간 북극 지역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캐나다가 최근 100년 만에 미국이 캐나다를 공격하는 상황까지 상정한 국방 모델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군 수뇌부는 미군과의 게릴라식 매복 등 비정규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 병력은 예비군을 포함해 약 10만 명 규모로 약 280만 명에 달하는 미군과 비교하면 전력 차가 크다.
캐나다 국방 당국은 미군이 실제로 국경을 침범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면서도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방어선이 이틀 만에 붕괴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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