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용어 중에 ‘공유지의 비극’이 있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미국 경제학자 개릿 하딘(Garrett Hardin)의 이론으로서, 개인의 경제적·합리적 선택 때문에 사회나 국가의 공유자원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을 공동 소유의 풀밭이 있고, 마을에서는 각자 소 한 마리씩을 키우고 있으면 한 개인은 최대한 풀밭에서 장시간 풀을 먹이거나 소를 늘려 풀밭을 이용함으로써 결국에는 풀밭이 황폐해지고 그 마을의 자원은 붕괴한다는 것이다. 환경, 자원 분야에서 적용되는 ‘공유지의 비극’은 최근 우리나라 사회, 특히 공적영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25년도 청년층과 노인층 화두는 국민연금 개혁이었다. 국민연금이 2054년경 고갈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더 내고 더 받는’이란 슬로건 아래 국민연금 요율을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인상하여 2033년까지 총 13%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2026년부터 기존 41.5%에서 43%로 상향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이 여야의 극심한 정치대립에도 불구하고 여야일치로 국회를 통과하였고 국민연금 고갈시기는 2064년경으로 연장되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준조세에 해당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국민 대다수는 국민연금에 사실상 강제 가입하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국민연금을 관리하면서 투자를 하여 수익을 내는 업무를 한다. 그런데, 2025년말경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여 1,480원대에 이르자 정부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함께 환율 안정 방안을 논의하는 4자 협의체를 가동하였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원달러 환율안정을 위해 직접 투입된 것을 부인하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통하여 많은 외환(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 외환스와프계약을 연장하고 규모를 확대하면 최종적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외환은 환율방어에 기여할 수도 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와 연장은 결국 시중은행에 달러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한국은행이 환율방어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이다.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원화로 금원을 받을 수 있으나 외환을 소진하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자산감소 현상이 발생한다.
정부 각 부처 입장에서 국가 세금(예산)은 공유자원이다. 각 부처는 국회와 여러 감사기관의 감시를 받으나 일반 국민들은 세금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가 없다. 정부 각 부처는 공유자원인 국가 세금으로 형성된 예산을 1원이라도 더 받기 위해 매년 노력한다. 국민연금 역시 정부 각 부처에는 사실상 공유자원이다. 국민연금의 준조세적 성격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투자와 관리, 사용에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2064년경 국민연금은 통계적으로 고갈이 확정적이다. 정부 각 부처에게 세금(국가예산)과 국민연금이 더 이상 공유자원이 되어서는 안되고 국회와 시민사회의 감시와 감독, 법률적 통제장치를 더욱 연구하고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박원연 법무법인 로베리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