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일부 학생들이 지원조차 못 하는 건 명백한 역차별 아닌가요.”
정부가 2027학년도 입시부터 비서울권 32개 의대에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면서 별도 정원을 두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원 자격 요건으로 비수도권 중학교 졸업 등을 내걸면서 수도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명감’을 갖고 지역 의사에 지원할 수 있음에도, 지원 자격을 박탈당하는 ‘역차별’에 놓였다는 것이다. 지역에 거주함에도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지원 자격이 없는 검정고시생들도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양성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역의사제는 정부가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핵심 대책으로, 별도의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의대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는 게 골자다.
정부가 2027학년도 입시부터 비서울권 32개 의대에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면서 별도 정원을 두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원 자격 요건으로 비수도권 중학교 졸업 등을 내걸면서 수도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명감’을 갖고 지역 의사에 지원할 수 있음에도, 지원 자격을 박탈당하는 ‘역차별’에 놓였다는 것이다. 지역에 거주함에도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지원 자격이 없는 검정고시생들도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등이 오가고 있다. 뉴스1 |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양성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역의사제는 정부가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핵심 대책으로, 별도의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의대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는 게 골자다.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정부는 지역의사제 정원을 배분할 지역을 경기·인천, 대전·충남, 부산·울산·경남, 전북 등 9개 광역권, 44개 중진료권으로 나눴다. 서울을 제외한 32개 지역 의대에서 202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을 전망이다.
2027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논의 중인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추가 증원분에 대해서는 지역의사 전형으로만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보정심은 2037년을 기준으로 의사 수가 2530~4800명 부족하다는 중간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2030년 설립을 목표로 한 공공의대나 신설 의대에서 2037년까지 배출할 의사 600명을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매년 약 390~840명을 더 지역 의사 전형으로 뽑을 전망이다.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티오(TO∙정원)’가 더 늘어난 셈이다.
다만 지역의사 관련 입학 자격 요건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지역의사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해당 의대가 있는 광역권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중학교도 비수도권을 나와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입학금, 수업료, 교재비, 기숙사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지역의사제로 입학한 학생은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에는 출신 고교 소재지나 인근 시군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의사 면허가 박탈된다.
이런 출신 중∙고등학교 출신지에 따라 자격 요건이 극명히 나뉘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의과대학에는 ‘지역인재전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의사 전형도 비수도권 중고교 졸업생에 한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한 학생은 “지역인재전형을 그대로 두고 지역의사제를 지역 학생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중복혜택’”이라며 “국가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니 서울과 수도권도 다 지원할 수 있어야 형평성에 맞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지역 의사제는 애초에 지역 거주 의무가 있는데, 왜 꼭 그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으로만 자격을 한정하나”라며 “수도권 인구 분산 차원에서도 수도권 학생들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지역의사제는 소외된 지방의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안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지역의사가 반드시 그 지역 학생만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교육비와 기숙사비까지 세금으로 지원받는데 출신 지역이 왜 조건이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의무 복무 기간 10년도 너무 짧다”며 “수련 기간 5∼6년이 포함되면 정작 근무는 4∼5년일 텐데, 이후 또 피부∙미용쪽으로 빠져버리면 투자 대비 효과가 미비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역 의사로 배출된 의사가 지역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이런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고등학교를 자퇴한 검정고시 응시생들 사이에서도 자격 요건에서 제외되면서 박탈감이 적지 않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검정고시 응시생은 “부산 소재 중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의 고등학교에 재학하다가 자퇴를 했다”며 “부산에 계속 거주하며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일념으로 의사라는 꿈을 키우고 있다. 지역의사제를 찬성하며 적극적으로 응시하고 싶다. 검정고시 출신 학생도 중∙고교 기간 동안 실거주가 지방이라면 지역의사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의사제 지원 자격으로 해당 지역 중∙고교를 졸업해야 하는 건 지역 의료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게 하기 위한 조건”이라면서 “검정고시생이 응시가 불가능한 건 지역인재전형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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