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석 기자]
[라포르시안]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종양으로 변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게 되는 림프종은 전신으로 퍼져 있는 림프관과 림프절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림프절에서 조직을 떼어내는 절제 생검이 주로 시행돼 왔지만 복강 내 깊은 곳에 위치할 경우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복강 내 림프종을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수술 없이 조직검사를 한 결과 림프종 진단에 높은 정확도와 안전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허건, 종양내과 윤덕현·조형우,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호승 교수팀은 복강 내 림프종 의심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환자의 98.9%에서 수술 없이 림프절에서 조직을 확보했고 85%에서 아형 분류와 함께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진단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림프종 재발 의심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라포르시안]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종양으로 변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게 되는 림프종은 전신으로 퍼져 있는 림프관과 림프절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림프절에서 조직을 떼어내는 절제 생검이 주로 시행돼 왔지만 복강 내 깊은 곳에 위치할 경우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복강 내 림프종을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수술 없이 조직검사를 한 결과 림프종 진단에 높은 정확도와 안전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허건, 종양내과 윤덕현·조형우,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호승 교수팀은 복강 내 림프종 의심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환자의 98.9%에서 수술 없이 림프절에서 조직을 확보했고 85%에서 아형 분류와 함께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진단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통해 몸 속 병변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고 주요 혈관을 피하며 조직을 채취했다. 이를 통해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대동맥 주변이나 복강 내 깊은 부위에 위치한 림프절에서도 안전하게 조직 표본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복강 내 림프종 의심 환자를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빠르게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림프종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으나 세부 아형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이때 충분한 조직 표본을 확보할 수 있는 수술적 절제 생검이 표준 진단법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복부 깊은 곳에 림프절이 위치한 경우 주요 혈관이 모여 있어 수술적인 접근이 어렵고 위험도 또한 높다. 특히 항암치료로 이미 몸이 약해진 재발 의심 환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는 수술보다 침습도가 낮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위나 십이지장 등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한 뒤 초음파를 통해 종양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며 가는 바늘로 조직 표본을 확보하는 검사로 췌장 종양이나 고형 병변에서는 이미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상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조직검사 바늘과 내시경 초음파 기술 발전으로 깊은 곳에 위치한 병변에서도 보존 상태가 좋은 조직을 채취할 수 있어 면역조직화학염색과 아형 분류까지 가능해졌다. 그러나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가 림프종 분야에서도 세부 아형을 구분해 치료 방향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2016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복강 내 림프종이 의심되거나 재발이 의심돼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 87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46명은 처음 림프종이 의심된 환자였고 41명은 이전에 림프종 진단을 받고 치료한 후 재발이 의심된 환자였다.
조직검사를 시행한 부위는 림프절이 전체의 7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대동맥 주위에 림프절이 위치한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첫 림프종 의심 환자에서는 71.4%, 재발 의심 환자에서는 65.2%로 나타났다.
림프절에서 성공적으로 조직을 채취한 비율은 98.9%로 기술적으로 우수한 성공률을 보였다. 검사를 통해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진단 결과를 얻은 환자 비율은 85.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처음 림프종이 의심된 환자군에서는 82.6%, 재발이 의심된 환자군에서는 87.8%가 정확한 진단이 가능했다.
특히 재발이 의심된 환자 중 61%는 검사를 통해 림프종의 세부 아형이 발견돼 즉시 항암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26.8%는 림프종이 아닌 염증, 반응성 변화 등 다른 질환으로 확인돼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피할 수 있었다.
검사 부작용 또한 매우 드물어 우수한 안전성이 입증됐다. 조직검사 후 환자 3.4%에서만 일시적인 미열 등 경미한 증상을 보였으며 약 복용 없이도 회복했다. 출혈이나 장기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도 충분히 정확한 림프종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통해 환자들은 수술 부담 없이 높은 정확도로 림프종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의료진은 재발 환자를 빠르게 판별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외과, 병리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림프종 진료 시스템'을 통해 환자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이후 소화기내과와의 유기적인 협진을 바탕으로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다학제 진료 체계가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재발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해 치료 전략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공식 발행하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소화기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피인용지수 7.5)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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