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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회피'에서 '선택'으로...한국형 '레거시10' 이번엔 국회 넘을까

머니투데이 우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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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여야, 유산 10%이상 기부시 상속세 공제 법안 다시 발의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31표로 통과되고 있다. 2025.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31표로 통과되고 있다. 2025.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여야가 유산의 10%를 초과 기부할 경우 상속세를 감면해주는 한국형 '레거시 10' 법안 발의를 다시 추진한다. 대표적 조세회피 세목인 상속세를 조세선택 구조로 바꾸는 의미있는 실험이라는 평가와 '부자감세' '편법승계' 논란을 또 불러올거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이번에도 어디서 막힐지 그대로 보이는 법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정태호(더불어민주당 간사), 박수영(국민의힘 간사) 의원은 21일 국회서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레거시 텐(10)' 제도 도입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두 의원실은 이에 앞서 유산기부 제도화를 위한 '상속세 법 증여세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달 중 공동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영국이 지난 2011년 도입한 레거시 10의 한국판이다. 상속재산(과세가액)의 10% 이상을 공익법인 등에 기부하면 상속세를 10% 공제해주는게 골자다.

이 법은 앞서 두 차례 비슷한 형태로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다. 상속세가 대표적인 부자 증세 세목이라는 점에서 부자감세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상임위 소위조차 넘지 못했다. 또 이미 재벌들이 보유하고 있는 공익법인에 서로 기부하며 사실상 편법승계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도 소극적이었다. 상속세는 총세수 중 비중은 크지 않아도 상징성이 큰 세목이다. 당시 기획재정부 입장에서 해당 법이 도입되면 당장 세금 수입이 줄어든다. 반면 중장기적으로 복지재원이 확충돼서 사회 공리가 개선되는 효과는 한 두 해 안에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여당 한 관계자는 "이 법은 정부 입장에서 리스크에 비해 보상이 너무 약한 법이었다"며 "이번엔 여야 공동 발의하기로 한 만큼 다른 전개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왜 레거시10을 말하나


영국의 레거시10 제도는 지난 2011년 도입됐다. 유산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유산 10%를 기부하면 상속세율을 40%에서 36%로 10% 감면해준다. 제도 도입 이후 영국의 유산 기부 규모는 1990년 8억파운드(약 1조6000억원)에서 2024년 45억파운드(약 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형 자선단체 뿐 아니라 지역기반 재단이나 병원, 대학 등으로 기부가 확산됐다. 현지에선 무엇보다 '유산도 사회적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점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


미국은 구조가 조금 다르지만 효과 면에선 더 강력하다. 공익 목적 기부금은 상속세 과세표준에서 100% 공제한다. 재단이나 대학, 병원, 박물관 대상 기부가 모두 해당된다. 신탁이나 기부연금 등 다양한 기부채널(상품)도 만들어져 있다. 프랑스에서는 기부금액만큼 상속세가 면제되고 독일도 공익 목적 유산 기부금액 만큼 상속세가 면제 또는 경감된다. 일본도 지정된 공익법인에 기부하면 세 혜택을 준다.

증세 여건이 다른 한국에서 해외 성공 사례가 꼭 재연될거란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국회가 계속해서 이 제도에 천착하는건 '회피대상'인 상속세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여당 관계자는 "편법증여나 해외이전, 가족법인 같은 한국의 주류 상속설계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제도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지금의 조세회피 구조를 조세선택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거다.

'내가 내 돈을 어디에 쓰고 죽을지'를 결정하는 계획기부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법안은 의미있는 시도다.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지가 아니라 유산 기부를 제도권 재산 설계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자식에게 최대한 많은 돈을 물려주는게 미덕이라는 한국 상속문화의 개선이 이번엔 이뤄질 수 있을까. 이날 토론회에선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가 해당 내용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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