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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거리는 형체? 진짜는 속이 아니다 '겉'이다 [e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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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영 '그리드, 틈'(2025)
작가 작업의 토대·골격인 그리드
텍스트를 기호로 바꿔 리듬 전환
거울 혹은 유리 얹어내는 변주도
회화작업에 균열낸 지난한 실험
송지영 ‘그리드, 틈’(2025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송지영 ‘그리드, 틈’(2025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애써 속을 들여다본다. 가로세로로 일정하게 짜인 격자 너머로 말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형체는 늘 갈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보일 리 없다. 설사 보인다 해도 의미가 없다는 게 맞을 거다. 젊은 작가 송지영이 정작 드러내려 한 건 속이 아니고 겉이니까.

작가는 “본다는 행위와 그것을 지각하는 구조”에 관심을 가져왔다. 말로도 쉽지가 않은 이 작업을 위해선 간단치 않은 장치와 실험이 필요했는데. 텍스트(언어)를 기호(코드)로 바꾼 뒤 흑백의 리듬으로 전환해 화면에 옮겨내는 일이다. 물론 이 ‘기본’만으로 작품이 되기도 하지만 거울이나 유리를 얹어낸 ‘변주’로 나아가기도 하는데. “반사나 투과의 성질을 이용해 실재와 허상이 교차하는” 장면을 의도한 거다.

이런 작가 작업에서 토대이자 골격으로 삼아온 그리드(grid·격자)는 거울·유리를 등장시키기 이전인 ‘기본’ 단계에 등장하는 주요한 장치다. 결국 글도 말도 작가의 손끝을 거치면 ‘격자의 패턴’으로 재구성될 뿐이란 거다. 그 가운데 한 점인 ‘그리드, 틈’(2025)은 어찌 보면 평범하다 할 캔버스 유화다. 하지만 작가의 지난한 실험 덕에 ‘지극히 당연한’ 이 회화작업에도 균열이 생기게 됐다.

2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여는 개인전 ‘공명’(Resonance)에서 볼 수 있다. 보는 이의 신체·감각을 타고 흐르며 파장을 만들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업이란 의미를 심었다. 그리드 신작 30여 점을 앞세워 유리·평면회화 등 50여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오일, 162×130㎝.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송지영 ‘그리드 블루 1’(Grid Blue 1·2025), 패널에 오일·아크릴, 71×59㎝(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송지영 ‘그리드 블루 1’(Grid Blue 1·2025), 패널에 오일·아크릴, 71×59㎝(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송지영 ‘틈’(2025), 유리에 아크릴·필름, 30.5×28.9㎝(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송지영 ‘틈’(2025), 유리에 아크릴·필름, 30.5×28.9㎝(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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