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회생법원 개원준비단이 다음 달 개원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회생법원이 출범하면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 어디에서든 사건 접수가 가능해진다. 광주고등법원 제공 |
광주·전남·전북과 제주권 회생을 전담하는 법원이 다음 달 문을 연다. 수도권 중심의 회생 전문 사법 기능이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개인과 기업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회생·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21일 광주고등법원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개정 법원설치법 시행에 따라 광주회생법원이 3월 문을 연다. 청사는 새로 짓지 않고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법원종합청사를 활용한다. 광주·전남·전북·제주를 관할하는 광주회생법원은 파탄에 직면한 개인이나 법인의 법률 관계를 조정하는 회생, 파산, 면책 사건을 처리한다.
서울과 부산, 수원에는 전문 회생법원이 운영돼 왔지만 광주는 전담 회생법원이 없어 법관 5명이 도산 사건을 맡아왔다. 그동안 전문 법관 부족으로 급증하는 도산 사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5명의 법관 가운데 일부는 다른 민사 사건 심리도 겸하고 있어 도산 사건에만 집중하기 어려웠고, 도산 사건을 전담하는 실질 법관 정원은 3.5명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여건 악화로 회생·파산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광주고등법원의 권역별 도산 사건 증감률을 보면 광주지법은 2022년 개인회생 4786건에서 2023년 6043건으로 26.2% 증가했고, 전주지법은 3020건에서 3776건으로 25.0% 늘었다. 제주지법도 1244건에서 1년 만에 38.3% 증가한 1721건을 처리했다. 회생 합의와 법인 파산, 회생 단독 등을 모두 포함하면 2023년에만 광주지법은 9706건, 전주지법은 5917건, 제주지법은 2863건을 각각 처리했다. 사건이 급증하면서 선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자, 하루가 급한 민원인들은 서울 등지로 가 회생 절차를 밟아왔다.
광주회생법원의 전담 법관 규모는 광주지법 회생·파산부로 운영되던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 7∼9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생위원과 파산위원도 증원돼 보다 신속한 사건 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와 법조계는 광주회생법원 개원을 반기고 있다. 도산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빨라질수록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때 회생 절차를 밟으면 도산에 따른 고용 충격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 과도한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개인과 기업에 맞춤형 회생 절차가 제공되면 경영 정상화와 재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광주회생법원 개원 준비는 막바지에 이르렀다. 광주법원종합청사 별관에는 회생법원 법원장실과 판사실, 회생위원실, 총무국, 통합도산센터 전담 창구 등이 마련됐다. 다음 달 법관 인사가 마무리되면 3월 3일부터 업무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법원 관계자는 “급박한 처지에 놓인 기업과 개인이 더 이상 서울 등지로 가지 않아도 돼 사법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개원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개원 이후에는 신속한 사건 처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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