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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의 최대주주인 ㈜젬앤컴퍼니가 내년 2월 1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채권자들로부터 거액의 소송과 자산 압류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법적인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자금 조달을 공언한 것은, 주가 방어를 위해 시장과 투자자를 기만한 '허위 공시'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170억 낼 돈 있다더니…53억 못 갚아 피소
20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회사 바이오빌은 최근 젬백스의 최대주주인 젬앤컴퍼니를 상대로 53억원 규모의 추심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해당 소장을 확인한 결과 이번 소송의 핵심은 단순한 대여금 반환 청구가 아닌 '추심금 청구'다. 추심금 청구는 채권자가 법원으로부터 채무자의 자산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둔 상태에서, 제3채무자가 돈을 지급하지 않을 때 제기하는 소송이다.
젬앤컴퍼니의 주요 자산이나 채권은 이미 바이오빌 등 채권자들에 의해 법적으로 가압류되거나 압류된 상태라는 얘기다.
문제는 젬앤컴퍼니가 지난 12월 24일 발표한 유상증자 참여다. 젬앤컴퍼니는 오는 2월 23일 젬백스가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70억원을 전액 현금 납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법원 명령으로 계좌가 동결되고 자산 처분이 막힌 법인이 두 달 뒤 170억원이라는 거액을 융통한다는 것은 금융 상식상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170억원 유상증자 공시는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대주주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던진 '공수표'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 '대물변제'의 진짜 이유…현금 통장 묶였다
최근 젬앤컴퍼니가 보유 주식을 팔아 빚을 갚는 '대물변제'가 속출했던 이유도 이번 소송으로 명확해졌다. 젬앤컴퍼니는 지난 연말 건양공업과 젬백스 계열사 포니링크의 자회사인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 등에게 젬백스 주식을 넘겨 수십억원의 채무를 상환했다.
채권자들의 가압류로 인해 현금 입출금이 사실상 봉쇄되자, 유일하게 남은 환금성 자산인 경영권 지분을 헐어서 빚잔치를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잠식 규모가 750억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53억원 규모의 우발채무 소송까지 터지면서, 젬앤컴퍼니의 재무적 수명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장에 따르면 바이오빌 측은 젬백스를 상대로도 145억원 규모의 강제집행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젬백스를 겨냥한 강제집행 신청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면서 일반 주주들은 충격에 빠졌다. 임상에 쓸 것으로 기대한 자금이 매주 사법적인 리스크 해소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젬백스는 법원이 바이오빌의 신청을 받아들여 젬백스가 보유한 신한투자증권 주식 계좌 등에 대한 압류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젬백스는 즉각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제출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295억원의 현금을 법원에 공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젬백스는 최근 계열사 삼성제약에 신약 판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115억원의 현금을 긴급 수혈받았다.
이는 잇따른 적자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장부상 이익을 만들어낸 회계적 고육지책으로 파악된다.
실제 115억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의 현금을 총동원해 법원에 묶어두면서, 사실상 신약 개발이나 운영에 쓸 돈은 씨가 마른 셈이다.
◇ 법원 등기 13차례 반송…고의적 '강제집행면탈' 의혹
최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는 채무 상환 불능을 넘어 법적 절차를 고의로 무력화하려는 정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소송 자료와 법조계에 따르면, 젬앤컴퍼니는 채권자인 바이오빌이 제기한 가압류 결정문의 송달을 1년 넘게 조직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적으로 법원의 가압류 결정은 채무자에게 결정문이 송달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악용한 시간 끌기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 2월부터 12월까지 무려 13차례에 걸쳐 주소 보정 명령이 내려졌으나, 젬앤컴퍼니 측은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 등을 이유로 수령을 회피해 왔다.
이는 17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공언한 기업이 정작 법원의 등기 우편물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비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바이오빌 측은 소장에서 "김 대표가 과거 107억원 규모의 강제집행면탈죄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며 "젬백스그룹 계열사들은 온갖 수법을 동원하여 법원이 송달하는 서류를 수령을 거부해 강제집행을 면탈하는 방식의 대응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소장에는 젬백스 그룹 지배구조의 민낯을 고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원고인 바이오빌 측은 소장을 통해 젬앤컴퍼니를 "김상재(젬백스 대표)가 최대주주인 회사로서, 김상재의 사금고 또는 젬백스 그룹 계열사로 자금을 유출하는 도관 역할을 수행해 온 회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김 대표가 과거 무자본 M&A를 통해 다수의 상장사를 인수하고 횡령 및 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젬앤컴퍼니가 이러한 불법행위의 통로로 활용되었다고 주장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젬백스가 추진 중인 자금 조달 계획은 임상 투자를 앞세우지만, 부채 돌려막기가 될 확률이 커보인다"며 "유상증자 약속이 거짓으로 판명나면 주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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