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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넘어, 공간 가치를 설계하다”... 오창근 스페이스애드 대표가 정의한 ‘12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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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프라임 오피스라는 공간의 품격을 완성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직장인의 일상을 점유하는 경험 플랫폼이죠."

오창근 스페이스애드 대표의 어조는 단호했다. 2017년 창업 이후 수년 만에 국내 프라임 오피스 미디어 시장을 평정한 그의 전략은 역설적이게도 '광고의 힘을 빼는 것'에서 시작됐다. 2026년 1월 현재, 전국 800여 개의 랜드마크 빌딩을 확보하며 업계 2위와 5배 이상의 격차를 벌린 스페이스애드의 질주. 오피스를 넘어 리빙 공간과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172초의 미학: 시청이 아닌 맥락을 잡다

오창근 대표가 주목한 데이터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탑승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 172초'이다. 하루 평균 4.4회, 이를 합치면 약 12분이라는 시간이 도출된다. 하지만 그는 이 시간을 단순한 시청 시간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광고가 실패하는 이유는 시간이 짧아서가 아니라 맥락이 없기 때문이에요. 갑자기 튀어나오는 큰 소리나 원치 않는 정보는 소음일 뿐이죠. 엘리베이터 앞은 주변 소음이 차단되고 시선이 자연스럽게 머무는 안심과 신뢰의 공간이에요. 우리는 억지로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공간의 일부가 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경험을 제안할 뿐이죠."

실제로 스페이스애드의 미디어 편성 비중은 파격적이다. 상업 광고는 50% 이내로 제한한다. 나머지 절반은 아트 갤러리나 힐링 영상, CEO 인사이트 등 직장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휴식을 주는 비상업 콘텐츠로 채운다.



부동산의 언어로 소통하는 공간 파트너

자산운용사 출신인 오창근 대표의 이력은 스페이스애드의 비즈니스 모델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광고업의 언어가 아닌, 자산의 언어로 공간주를 설득했다.


그는 "공간주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요소는 건물의 가치 하락과 리스크"라며, "우리는 인테리어 일체감을 주는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원상복구가 완벽한 시공법을 도입했다. 광고판을 달아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추가 비용 없이 건물 환경을 개선하고 임차인의 만족도를 높여주겠다고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전체 계약의 25%가 기존 공간주의 소개로 이뤄졌다. 초기 계약 빌딩의 재계약률은 100%에 달한다. 특히 2단 미디어타워는 하단에 건물 공지사항을, 상단에 콘텐츠를 배치해 공간주에게는 운영의 명분을, 이용자에게는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소리 없는 철학이 만든 프리미엄의 가치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에서 자극적인 사운드는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다. 하지만 오창근 대표는 과감히 무음을 선택했다. 업무 공간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이용자 피로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소리를 제거하면서 일부 광고 캠페인이 이탈하는 고충도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까다로운 프라임 오피스들의 문을 열 수 있었다. 사운드 대신, 자막 최적화와 전문 크리에이티브 팀의 시각적 연출력을 높여 광고 효율을 확보했다. 그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매체의 품격과 지속 가능성을 선택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오 대표는 오프라인 광고도 디지털 광고처럼 측정 가능한 영역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스페이스애드는 공간 체류 시간과 타겟 시청 확률, 설문을 통한 인지도 변화, 광고 집행 전후의 검색량 추이 등을 통해 광고주에게 정량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의 목소리에도 집중한다. 다 읽기 전에 화면이 넘어간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 길이를 15초에서 20초로 늘리고 텍스트 양을 줄였다.


"이런 디테일한 운영 시스템이 모여 스페이스애드만의 강력한 반복 경험을 만들죠. 우리는 TV처럼 대중적이면서도 디지털처럼 측정되는 매체가 될 겁니다."

스페이스애드는 단순한 미디어 기업 그 이상이다. 이들은 공간의 점유가 곧 사람의 점유임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비즈니스 설계자이다.

오 대표가 가진 금융가적 치밀함은 자산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정교한 모델을 구축했다. 연 매출 250억~300억 원대, 기업 가치 800억 원 이상을 인정받으며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비결은 광고주가 아닌 공간주와 이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오는 2028년까지 1,200개 빌딩 확보를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애드는 이제 조향과 방역, 멤버십 등 직장인 대상의 신사업 서비스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물리적 스크린 설치를 넘어 특정 공간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관리하는 공간 비즈니스의 서막이 올랐다.

"두려운 건 경기가 아니라 우리 매체에 대한 이용자의 호감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오창근 대표의 말에서, 단순한 광고 플랫폼을 넘어선 미디어의 미래를 본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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