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아시아경제 언론사 이미지

"대통령도 예외 없다"…궁궐 사용 시 '공문서 제출' 의무화

아시아경제 이종길
원문보기
국가유산청, 김건희 여사 '특혜 논란' 후속 조치
'사후 보고' 독소 조항 삭제 "누구도 안 될 특혜"
연합뉴스

연합뉴스


앞으로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라 하더라도 궁궐이나 왕릉을 사용할 때 사전에 공문서를 제출하고 정식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과거 '보안'이나 '긴급'을 이유로 허용됐던 예외 조항이 사라지면서, 권력자의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강화됐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핵심은 절차적 투명성 확보다. 기존 규정에는 '정부 행사 중 긴급을 요하거나 대외적으로 공표가 불가한 경우 사후 보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존재했다. 그동안 VIP(대통령 내외) 행사가 공식적인 기록이나 사전 심사 없이 치러지는 근거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해당 조항을 과감히 삭제하고, 정부 기관이 주최하는 행사라 할지라도 예외 없이 일반 국민과 동일한 장소 사용 허가 절차를 밟도록 했다. 특히 '공문서 제출'을 의무화함으로써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국가유산을 사용하는지 반드시 문서로 남기고 관리하도록 못 박았다. '깜깜이 행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제도 정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일련의 특혜 논란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2024년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부인과 비공개 차담회를 갖거나, 경복궁 경회루를 비공개로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사적 유용'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국보인 근정전 어좌(御座) 관련 논란까지 더해져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당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적 행위이자,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특혜"라고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개정안은 당시 그가 약속했던 "규정을 엄격하게 다시 만들고 절차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실질적인 이행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궁능유적본부가 '국가원수 방문 시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예외 조항을 삭제한 바 있어, 이번 조치로 권력자가 임의로 문화재를 사용하는 관행에 확실한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은 현행 규정의 사각지대도 보완했다. 혼용돼 쓰이던 '특별공개'와 '특별관람' 등의 용어를 명확히 정의해 혼선을 줄였고, 궁·능 유적 내 촬영 시 준수해야 할 안전 관리 지침을 구체화했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맞춰, 금연 구역인 궁궐 내에서 흡연자가 발견될 경우 관람 중지나 퇴장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명시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광양 산불 국가소방동원령
    광양 산불 국가소방동원령
  2. 2트럼프 유럽 방향
    트럼프 유럽 방향
  3. 3부산 기장 공장 화재
    부산 기장 공장 화재
  4. 4임라라 손민수 슈돌
    임라라 손민수 슈돌
  5. 5류지현호 야구 대표팀
    류지현호 야구 대표팀

아시아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