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브리핑룸에서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미·영 관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미국의 최우방으로 꼽히는 영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위원회’ 초청을 거절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영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막대한 가입비를 부담해야 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평화위원회에 가입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타머 총리는 평화위원회 참여 여부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거절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영국 정부 관계자는 FT에 “공식 입장은 검토 중이라는 것이지만, 납세자들의 돈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내면서 푸틴과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이 정치적으로 통할 리 없다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다”며 “가입할 국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가자지구의 종전과 재건이 완료될 때까지 해당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평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신이 의장을 맡았다고 발표했다. 평화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으며 회원국의 임기는 최대 3년이다. 다만 출범 첫해만 10억달러를 납부하면 영구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의 역할을 가자지구를 넘어 다른 지역 분쟁으로 확대해 유엔을 대체하는 국제기구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을 포함해 60여 개국에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초청 대상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 서방과 대립 중인 국가들이 포함되면서 미국의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당혹감이 커지고 있다.
FT는 영국의 이러한 결정이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미묘해진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 동맹국들이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병하자 이들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영국의 차고스 제도 반환 결정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우리의 ‘멋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영국이 중대한 미군 기지가 있는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섬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모리셔스에 넘기려 하고 있다”며 “이는 대단히 멍청한 행동”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그린란드를 취득해야 할 이유는 매우 많으며, 이것도 그중 하나”라며 “덴마크와 그 유럽 동맹국들은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영국 정부 당국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차고스 제도 반환에 찬성 견해를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년 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FT는 영국 정부 내부에서도 미국의 최우방 노선을 유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유럽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 러 크렘린궁 “푸틴, 트럼프의 ‘가자 평화위원회’ 초대받아”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92102001#ENT
☞ 가자 평화위 ‘트럼프판 유엔’ 되나…“10억달러 내면 종신 이사직”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92049005#ENT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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