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은 전공의들을 '집단사직'이라는 선택으로 내몰며 의료현장과 수련체계 전반에 균열을 남겼다. 당시 전공의들은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된 정책 결정 과정 속에서 수련권과 노동권, 의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병원을 떠났다. 현재 상당수 전공의가 현장에 복귀했지만, 수련 공백의 후유증과 왜곡된 정책 결정 구조, 전공의 권익 보호라는 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무리하고 한성존 회장을 중심으로 집행부를 출범했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한성존 대전협 회장을 만나 집단사직 당시 전공의들이 처했던 현실과 복귀 이후 전공의 사회가 마주한 과제를 짚고, 전공의협의회의 방향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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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은 전공의들을 '집단사직'이라는 선택으로 내몰며 의료현장과 수련체계 전반에 균열을 남겼다. 당시 전공의들은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된 정책 결정 과정 속에서 수련권과 노동권, 의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병원을 떠났다. 현재 상당수 전공의가 현장에 복귀했지만, 수련 공백의 후유증과 왜곡된 정책 결정 구조, 전공의 권익 보호라는 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무리하고 한성존 회장을 중심으로 집행부를 출범했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한성존 대전협 회장을 만나 집단사직 당시 전공의들이 처했던 현실과 복귀 이후 전공의 사회가 마주한 과제를 짚고, 전공의협의회의 방향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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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60%가 넘는 지지율로 제28대 대전협 회장에 당선되면서 1년 6개월간 이어진 비대위 체제가 막을 내리고 정상 집행부가 출범했다. 비대위원장에서 회장이 됐는데 '투쟁'에서 '소통과 협상'으로 기조를 전환한 계기는.
= 투쟁과 소통·협상은 공존할 수 있는 것으로,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방법을 택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취임 두 달 동안 대전협은 생각보다 많은 현안을 처리했다. 이전의 대전협 집행부도 많은 일을 했겠지만 이번 28기 집행부는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부터 이뤄졌던 수련협의체도 이어가고 있으며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련혁신지원사업이 전공의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핵심 공약이자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젊은의사정책연구원' 설립을 꼽았다. 기존 의료정책연구원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인가. 젊은 의사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패싱'되지 않기 위해 연구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아젠다를 선점해 나갈 계획인가.
=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은 일단 전공의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의료정책연구원의 연구 주제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와닿기에는 너무 거시적이거나 큰 틀에서 진행되는 연구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은 좀 더 실질적이고 젊은 의사들의 요구에 맞춘 정책적인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수련환경 및 수련의 질에 대한 것을 기본으로 차세대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미래기술과 의료의 접목 등 다양한 주제들을 고민하고 있다.
- 2월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두고, 지난해 9월 복귀한 전공의에게 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특혜라고 지적했다. 수련의 질적 담보와 형평성 논란을 동시에 잠재울 수 있는 대전협 차원의 복안이 있는가.
= 수련협의체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수련 과정에서는 다양한 시험에 응시하기도 하고 논문 발표를 하기도 한다. 수술과 술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나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수련종료가 아니듯, 시험 응시 및 통과만이 수련의 종료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대개 시험 준비를 하면서 각자 전문과의 이론적인 부분을 총체적으로 공부하고 정리하게 된다. 환자를 돌보는 일은 실전이다. 이론적인 부분을 한 번 정리하고 수련의로서 보내는 6개월은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더 깊이 있는 진료를 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기에 걱정이 앞설 수도 있지만 추후 이에 대해서도 대전협 내부적으로도 방안을 논의를 할 예정이다.
- '전공의법' 개정을 통해 적정 수련 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위반 시 실질적인 제재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주 80시간 근무제조차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은데, 단순한 시간 단축을 넘어 '교육의 질'을 담보하면서 지도전문의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 수련에 최선을 다 해주는 많은 지도전문의 및 교수들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교수 자의 및 선의에 기대어 수련을 받는 현실임은 분명하다. 수련이라는 것은 개인의 선의에 의한 것이 아닌 시스템 체계화를 통해 교육의 편차를 줄여야 대한민국 의료의 질을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 수련병원에서는 수련과 근로가 혼재돼 있으며,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다. 그 결과 수련이 잘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수련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통신기술, SNS의 발전만으로도 의사소통의 속도와 질은 급속도로 개선됐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불필요한 업무들은 충분히 대체할 수 있고 그 부분을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 지난해 11월, 의대 정원 증원 과정에 대한 감사원 결과 발표 직후 '절차적 정당성 미흡이 확인됐다'며 환영 입장을 냈다. 단순한 환영을 넘어 향후 유사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의 핵심 요건은.
=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우리가 믿어왔던 정의가 확인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우리는 단순한 확인을 넘어 재발을 방지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더 나은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는 계속해서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현장의 젊은 의사로서 당사자성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공의들의 좀 더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정책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 이재명 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정책 논의 과정에 전 정부와 차별점이 보이는지, 정부 관심과 협력을 특별히 더 요청하는 부분이 있는지.
=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특히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대해서도 지적했듯 행정의 속도가 빠를 경우 현장에선 그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되며 이는 불신으로 나타날 수 있다. 행정 중심의 시각이 아닌, 당사자와 현장 중심의 시각에 맞도록 충분한 숙의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
- 대전협 비대위원장 시절 환자단체연합회를 직접 찾아 사과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의정 사태를 거치며 젊은 의사들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한 것이 현실이다.
= 환자단체연합회와의 자리였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사표명이었음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어떤 주장이든 비판적인 시각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의사라는 직역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은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병원 현장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환자분들은 젊은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의 노고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직접 경험하고 있다. 아름다운 소문은 멀리 가지 못하고, 나쁜 소문은 천 리를 간다고 한다.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것과 미디어에서 비추는 모습에 괴리가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대전협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전공의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수도권과 지방 전공의 간의 소통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역협의회 활성화'를 강조했다. 현재 지방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필수의료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데, 이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중앙회 차원에서 어떻게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은 무엇인가.
= 지역협의회장 전공의들과는 상시 소통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27일에 보건복지부와 가졌던 간담회처럼 지역협의회에서 의견을 직접 주장할 수 있는 자리도 최대한 만들고자 하고 있다. 당사자가 직접 전하는 실질적인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외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고충에 대해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며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젊은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로 '법적 보호 장치 부재'가 꼽힌다.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을 완화하기 위해 국회나 정부와 논의 중인 구체적인 입법 과제가 있는지.
= 의료현장의 법적 부담 완화라는 주제는 환자들이라는 카운터파트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의료혁신위에서도 응급실 등 의료현장의 법적 부담 완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서 시민들의 숙의과정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명의 위기 앞에서 많은 것들이 뒤섞여 급박하게 돌아가는 의료현장에 기계적 법 집행은 역설적으로 환자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을 떠나게 하고 있다.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적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
오늘도 의료 현장 최일선에서 환자들을 위해 고생하는 모든 전공의들에게 진심을 담아 경의를 표한다. 아직 우리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대전협은 미래 세대 의사들에게 좀 더 나은 의료환경이 될 수 있도록 분명하게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이미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전공의법' 개정안은 많은 걸음 중 하나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전공의 수련의 질적 향상을 이뤄낼 것이다. 젊은 의사들의 정책적인 역량을 길러내서 우러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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