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눈 질환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했다./사진=AFP통신 |
유럽 국가 정상들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로 정면충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방문을 앞두고 대응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식민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제법이 짓밟히고 가장 강한 자의 법만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세상, 제국주의적 야망이 다시 고개를 드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역협정을 통해 유럽을 약화시키고 종속시키려 하는데 새로운 관세를 끊임 없이 부과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특히 이러한 관세가 영토 주권에 대한 지렛대로 사용된다면 더욱 그렇다"고 했다.
바르트 더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너무나 많은 레드라인이 무너졌다"며 "지금 물러선다면 존엄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결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선을 넘었다'고 말해야 한다"며 "함께 뭉치거나 아니면 분열된 채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추가 관세 부과는 잘못된 결정이고 특히 오랜 동맹국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우리는 미국을 단순한 동맹국이 아닌 친구로 생각했는데 합의는 합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무역협정을 맺고 관세율을 정했는데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성토가 쏟아진 가운데 개빈 뉴섬 미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유럽인들의 대응이 약하다며 더욱 강경한 대처를 부추겼다. 그는 2028년 대선에 나설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그는 "세계 지도자들을 위해 무릎 보호대를 많이 가져올 걸 그랬다"며 "(유럽 국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한심해 보이는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식의 외교는 그만 두라"며 더욱 강한 대응을 촉구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다보스 일정을 수행 중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유럽 국가들을 향해 "히스테리를 가라앉히고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동맹국이고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자격엔 의심의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지만 그것이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의견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할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다보스 방문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어떤 사람도 트럼프 대통령 만큼 나토를 위해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면서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내가 아니었다면 나토는 역사의 잿더미에 있었을 것"이라며 "이는 슬프지만 사실"이라고 했다. 나토 동맹의 균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6년 만에 다보스포럼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21일 밤 10시30분) 약 45분간 특별연설에 나선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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