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
선거관리위원회가 성별 비하·모욕적 표현이 포함된 온라인 게시글에 삭제를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모욕적 표현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 강모씨가 "정보 삭제 요청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대전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대전 선관위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2020년 4월13일 강씨에게 워마드에 올라온 게시글에 대해 삭제요청을 했다. 선관위가 문제삼은 게시글에는 여야 비례대표 대표 후보 중 전과가 있는 후보자들이 다수 있다는 점을 보도하면서 제목에는 여성 후보 2인만을 대표적으로 적시하고 있는 기자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원미상의 한 남성이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던 당원에게 돌을 던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용하며 이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 밖에 특정 성별을 모욕·비하하는 표현도 다수 포함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해당 게시글들이 공직선거법이 규정하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선관위의 삭제 요청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10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해 정당,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와 관련해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법에 규정에 위반되는 정보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시된 때 홈페이지 관리·운영자에게 해당 정보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110조가 적용되려면 선거운동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비하·모욕의 내용 자체가 정당·후보자와 직접 관련되며 그로 인해 특정 후보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대법원은 또 "남성 성기를 활용한 비속어로 남성을 비하·모욕하는 표현이 사용됐지만, 특정 정당·후보자와 직접 관련된 바 없다"며 "여성 후보자 두 명에게 편향적인 기사를 쓴 기자·언론사를 비판하는 글에선 두 후보자를 지지·배척하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 남성을 부정적으로 지칭하는 단어는 신원 미상의 남성에 대한 것이지 특정 정당·후보자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라고도 밝혔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