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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달러보험 수요 ‘쑥’…당국 관리 강화에 보험사 신중 행보

쿠키뉴스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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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당국의 기조가 맞물리며 이를 취급하는 보험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올해는 관련 상품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는 관리에 무게를 두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보험료를 달러로 납입하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외화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달러보험 판매 건수는 9만5421건으로, 2024년 연간 판매량(4만594건)의 2.4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수입보험료는 2조8565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판매액(2조262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이후 수요는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달러보험을 판매하는 한 생보험사 관계자는 “요새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해약환급금 등 모든 금전 거래가 미국 달러 등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납입 보험료는 주로 해외 국채 등에 투자된다. 보험계약자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로 자산을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자녀 유학자금이나 이민자금 마련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보험사들은 이를 ‘안전자산인 달러를 장기간 적립하는 상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런 상품 구조에 고환율 기조와 환율 상승 기대가 겹치면서 달러보험 판매는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달러보험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낮을 때 보험료를 납입하고, 환율이 높은 시점에 보험금을 수령할 경우 유리한 구조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다, 달러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보험 상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해외 투자자금 유출과 엔화 약세, 글로벌 달러 강세가 겹치며 새해 들어 1470원대까지 올라선 상태다.

판매 열기와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자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자 금융회사들에 달러 관련 상품 관리 강화를 주문했고, 지난 16일에는 달러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의 담당 고위 임원도 소집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상품 위험성이 충분히 고지됐는지 여부에 대한 자체 점검을 요구한 상태다. 추가 점검이 필요하거나 위규 정황이 발견될 경우 현장 점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같은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보험사들은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현재 달러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들은 올해 판매 확대보다는 기존 계약 관리에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달러보험은 메트라이프, AIA생명, KB라이프, 신한라이프 등이 판매 중이다. 달러보험을 취급하는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달러보험과 관련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는 데다, 외국계 보험사의 달러 상품 판매를 ‘국부 유출’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관치금융’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로 시장 수요에 따른 상품 판매가 사실상 제한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보험은 객단가가 높은 상품인 만큼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적지 않다. 한 설계사는 “개인의 자산 증식 과정에서 환율로 인한 손실을 감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환율은 국가 간 거시경제와 금리 여건에 따라 결정될 뿐인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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