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5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서 4·15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조선DB |
2020년 총선 전 남성에 대한 혐오 표현을 하는 사이트 ‘워마드’에 선거와 관련해 ‘더불어민X당’ ‘역겨운 한남(한국 남자) X퀴벌레XX’ 등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올라왔지만, 공직선거법에 따라 운영자가 삭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워마드 운영자 A씨가 대전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 삭제 요청 처분 취소 소송에서 게시글을 삭제해야 한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워마드에는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와 관련된 글이 다수 올라왔다. 4월 9일 올라온 글의 내용은 “더불어민X당을 위시한 위성정당들 좌X들이 이기면 (중략) 1년 안에 남한이 없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노 (중략) 무조건 우파 정당만 뽑아야 한다 이기” 등이다.
여야 비례대표 후보 중 전과자가 많다는 내용을 다루면서 제목과 사진에 여성 후보를 배치한 기사에 대한 게시 글에는 “X랄잡것”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또 선거 유세 중인 여성의당 당원에게 한 남성이 돌을 던지고 도망갔다는 기사에 대한 게시 글의 내용은 “여성 앞길 방해만 하는 역겨운 한남 X퀴벌레XX” 등이다.
대전선관위는 이 같은 내용이 후보자 비방을 금지한 선거법 제110조 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A씨에게 4월 13일 게시글 삭제를 요청했다. A씨는 게시글 접근 차단 조치를 했고, 삭제하지는 않았다. 이후 선관위의 게시글 삭제 요청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게시글 삭제 요청이 정당했다며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더불어민X당’ 표현이 들어간 글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후보자 낙선을 도모하는 내용”이라고 봤다. 또 여성 후보 기사, 여성의당 관련 사건 게시글에 대해서는 “특정 정당 후보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게시글들이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선거운동을 위해 정당, 후보자와 관련해 특정 성별을 공연히 비하, 모욕’하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불복했으나,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더불어민X당’ 표현에 대해 “문맥상 더불어민주당 등을 남성의 성기에 빗대어 표현하기 위해 합성되었다기보다는 해당 정당이 몹시 마음에 안 들거나 보기 싫은 감정을 나타내기 위하여 합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정당과 관련한 일반적 비하 표현이기는 하나, 특정 성별을 비하·모욕하는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언론 기사와 여성의당 관련 게시글에 대해서는 “정당 후보자의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공직선거법 제110조 제2항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대전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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