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민간인이 북한에 무인기를 날려 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제재를 주문한 데는 이 사건이 단순한 민간인 범죄를 넘어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 안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정전 상태인 북한의 영공으로 무인기를 날리는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이며 국제법상 영공 침범에 해당한다. 자칫 북한을 자극하고 오인을 유발해, 우발적 군사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인이 상대국에 전쟁 행위를 하듯 행동하면 처벌받게 돼 있다”며 이번 사건의 위험성을 우려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민간인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점도 이 대통령이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 이유로 보인다. 애초 30대 남성 오아무개씨가 ‘북한 우라늄 공장 오염’ 등을 살펴보기 위해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했으나, 군·경 수사 등을 통해 이 사건에 윤석열 정부와 군이 얽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자수한 오씨가 과거 보수 인터넷 언론사 2곳을 설립했고, 이 과정에서 국군 정보사령부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도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보수 세력과의 연관 의혹도 있다.
군의 느슨한 감시 태세를 다잡으려는 의도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무인기가 세차례나 오갔는데 어떻게 감시망에 걸리지 않느냐”며 국방부를 질책했다. 이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지 방공레이더로 확인하지만 무인기는 미세한 점 정도만 나타난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미세한 점 정도만 보였다니, 결국 구멍이 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시설과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수단을 가리지 말고 사전에 차단하라는 취지의 요구다.
이번 사건이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자”며 북한에 군사·외교적 화해의 손짓을 하고 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신형철 권혁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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