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의 우승자 최강록 셰프가 16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6.01.16 /사진=이동훈 photoguy@ |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흑백요리사2)에서 우승한 최강록 셰프의 요리는 화려하지 않다. 최강록은 스스로 특출난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소개한다. 맛의 본질에 집중한다는 그는 본인을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요리사분들,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분들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흑백요리사2 마지막 대결 주제는 '나를 위한 요리'였다. 최강록은 대중적인 입맛, 유행하는 플레이팅, 심사위원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았다. 그는 깨두부를 주재료로 표고·송이버섯, 호박잎에 싼 우니(성게알), 대파, 다시마 등 평소 좋아하는 재료를 넣은 국물요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빨간 뚜껑의 소주 한병을 '노동주'로 곁들였다. 자신만 아는 맛을 통해 보여준 그의 요리는 직업(요리사)을 가진 한 인간이 보여준 서사였다.
요리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한 최강록의 서사를 따라가면 이세돌 전 프로바둑기사가 보인다. 2016년 봄, 인간 이세돌과 AI(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펼쳐질때다. 알파고가 4대1로 이긴 탓에 인류의 패배처럼 보였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건 그 패배 속에서 빛났던 '78수'였다. 이세돌이 승리한 네 번째 대결에서 던진 78수는 기존 바둑 이론이나 데이터상으로는 실수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직관과 독창성의 산물이었다. 기계가 계산할 수 없는 영역, 즉 '나만의 수'를 던졌을 때 AI는 버그를 일으키며 무너졌다.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AI 알파고를 이긴 이세돌에 열광했다. 10년 후 최강록에 열광한 서사와 비슷하다. 이 두 서사는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당신은 당신만의 길을 갈 용기가 있는가?'
경기침체와 내수위축 등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한 지금, 외식업체를 비롯해 중견·중소기업 사장님들 또 대한민국 모든 기업가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으로 들린다. 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과 효율성이란 이유로 미투 상품을 만드는 등 남들이 가는 안전한 길을 택한다.
하지만 최강록과 이세돌이 보여준 서사는 "남의 길만 따라가면 결국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될 뿐이다"고 경고한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은 '얼마나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가치를 만드는가'에 달려 있단 얘기다.
최강록은 요리 과정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이세돌 역시 알파고의 승률에 매몰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고집을 보였다. 최강록이 증명한 '우승의 맛'과 이세돌이 보여준 '신의 한 수'는 문제의 해결책이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시사한다.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은 외롭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때로는 '나만의 수'가 악수가 돼 비난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길을 끝까지 갔을 때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고, AI가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
이세돌은 자신의 책 '인생의 수읽기'에서 "정해진 답은 없고 누구도 대신 둘 수 없다. 돌고 돌아도 가장 나 다운 수를 찾아가는 게 지금 내가 가야 할 길이다"고 강조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의 모든 사장님들이 생존과 성장의 길을 찾길 바란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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