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서울경제 언론사 이미지

[시로 여는 수요일] 눈뜬장님

서울경제 여론독자부
원문보기



연애할 때는 예쁜 것만 보였다

결혼한 뒤에는 예쁜 것 미운 것

반반씩 보였다

10년 20년이 되니

예쁜 것은 잘 안 보였다

30년 40년 지나니


미운 것만 보였다

그래서 나는 눈뜬장님이 됐다

아내는 해가 갈수록


눈이 점점 밝아지나 보다

지난날이 빤히 보이는지

그 옛날 내 구린 짓 죄다 까발리며


옴짝달싹 못 하게 한다

눈뜬장님 노약자한테

그러면

못써!

-오탁번

창문을 활짝도 열어놓으셨다. 아내의 미운 것만 보이는 남편과 남편의 구린 짓만 보이는 아내가 사는 집이 훤히 보인다. 두 분 모두 시인이고 교수님으로 존경받는 분들이셨다. 생전 나이 들기 거부하던 천진불 모습 떠오른다. 대웅전 부처님 고요해도 공양간 보살 부산하듯, 천진불 뒷감당하느라 속깨나 썩으셨을 아내 모습도 투명하다. 살수록 예쁜 아내, 볼수록 허물 없는 남편 얼마나 있을까. 쇼윈도 커플 드물잖은 세태를 되비추니 저 댁의 창문이 오히려 맑아 보인다.<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전광훈 서부지법 난동
    전광훈 서부지법 난동
  2. 2산불 진화 총력
    산불 진화 총력
  3. 3트럼프 그린란드 합의
    트럼프 그린란드 합의
  4. 4김민재 뮌헨 퇴장
    김민재 뮌헨 퇴장
  5. 5하나카드 V2 달성
    하나카드 V2 달성

서울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