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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사님께 아주 고가 선물 드리고 싶은데” 윤영호, 건진에 문자

동아일보 소설희 기자,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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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건희 금품수수 증거로 제시

윤, 샤넬백 등 줄때마다 ‘증거’ 남겨

2022년 7월 ‘반클리프’ 선물하려다… 재고 없어 ‘그라프’로 바꿔 건네

‘디올백’ 논란땐 목걸이 회수 시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왼쪽), 건진법사 전성배 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왼쪽), 건진법사 전성배 씨.


“여사님께 지난번과 다른 고가의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네 언제든지 전해드릴게요.”(건진법사 전성배 씨)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첫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을 건넬 때마다 전달책이었던 ‘건진법사’ 전 씨에게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윤 전 본부장이 스스로 고가의 금품을 건넸다는 증거를 남겨둔 셈인데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밝혀내는 핵심 증거로 해당 메시지를 제시했다고 한다.

● 샤넬백·목걸이 전달할 때마다 기록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월 7일 경기 가평군의 한 음식점에서 전 씨를 만났다. 윤 전 본부장이 전 씨를 소개받은 지 한 달쯤 됐던 무렵이었다. 윤 전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전 씨에게 802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본부장은 전 씨와 헤어진 뒤 같은 날 오후 5시 “취임 기념으로 고민하다가 여사님께 축하 인사로 제가 직접 고르고 준비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전 씨는 이튿날 “여사님이 감사 인사 드린다고 합니다. 아주 좋아하시네요”라고 답했다. 윤 씨는 자신의 주요 일정을 빼곡하게 적어둔 다이어리에도 이날 만남에 대해 ‘K법사(건진법사) 미팅:한옥집(잔금+선물)’이라고 손 글씨로 적었다.

약 두 달 뒤인 2022년 6월 26일 윤 전 본부장은 전 씨에게 “내일 여사님 드릴 선물 보내드릴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7월 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전 씨를 만나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윤 전 본부장과 전 씨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선물에 대한 김 여사 반응을 공유했다. 윤 전 본부장이 “여사님이 전화 주셔서 통화했다. 인삼 덕분에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가방은 부담되실까 봐 여쭙지 않았는데 맘에 드셨다면 다행이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전 씨는 “생전 선물 안 좋아하시는데 나한테 받는 건 편하다고 하시네요”라고 답했다.

● ‘반클리프’ 선물하려다 재고 없어 ‘그라프’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7월 24일 전 씨와 점심 약속을 잡으면서 “지난번과는 다른 아주 고가의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는지”라며 운을 뗐다. 전 씨는 “언제든지 전해 드릴게요. 여사님 마음 여시면 화통하세요”라고 답했다. 윤 전 본부장은 5일 뒤 전 씨에게 6000만 원이 넘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이후 전 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여사님이 큰 선물이라고 놀라셨지만 별다른 말씀은 없어요. 연락 주실 겁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 본부장이 목걸이를 건넨 당일까지도 그라프가 아닌 반클리프아펠의 목걸이를 선물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 씨가 서울 시내 명품관을 돌며 반클리프 목걸이를 찾아다녔지만 재고가 없다는 말에 선물 종류를 바꿨던 것. 윤 전 본부장과 별개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도 반클리프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선물한 바 있다.


이후 김 여사를 둘러싼 ‘디올백 수수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지자 윤 전 본부장은 전 씨에게 “목걸이를 다시 받는 게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1월 29일 윤 전 본부장은 전 씨에게 “일전에 저도 드린 가방이랑 목걸이가 걸리네요. 목걸이는 고문님이 갖고 계시나요? 보관 중이라면 제가 다시 받는 것이 좋겠다”고 보냈다. 윤 전 본부장이 해임된 지 6개월 지났을 무렵이었다.

윤 전 본부장은 자신이 최종 결재권자로 있던 통일교 세계본부의 자금을 유용해 선물을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본부장이 선물 브랜드와 가격대를 정하면, 부인 이 씨가 물건을 구입하고 ‘선교 물품 구입비’로 통일교 내부 공문으로 청구했다. 윤 전 본부장 부부는 이 공문을 ‘셀프 결재’하는 방식으로 보전받았다.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는 1심 재판 중이던 지난해 11월 샤넬 가방 2점을 받은 사실은 자백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그라프 목걸이를 받았다는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김 여사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은 28일 선고된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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