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흔드는 여의도] (상편)
수혜 예상 호남서도 "기존 것 빼오자니 말이 안 돼" ③
"(뺏어오자는 발상이) 불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호남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A의원)
"우리 당 안에서는 (이전하지 않기로) 논의가 끝난 거죠."(경기 지역구 민주당 B의원)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북지역(새만금) 이전 요구에 대한 같은 당 의원들의 반응이다. 수혜 당사자가 될 수 있는 호남 지역 의원들까지 우려한다. 이미 확정된 용인 반도체 산단 건설 계획의 기둥을 뽑아오자는 주장에 뒤따를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되면서 파장이 더 커졌다. 전북 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는 안호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19일 이전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국회 내 대표적 환경론자로 이재명 정부에 입각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같은 달 26일 "이전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해 기름이 부어졌다.
이후 용인 지역 의원들의 반대와 전북 지역 의원들의 옹호로 공방이 이어졌고 지역 갈등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자 결국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1월 8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선 "당장의 지방선거만 생각하다 보니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호남 지역구 A의원은 "불량한 시도"라고 촌평했다. 그는 "용인지역 의원들이 (전북에) 자제를 부탁하는 공동성명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용인 지역 내에서 호남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일고 있다는 걸 확인한 후 (강성 이전파들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며 "용인 지역민들의 정서와 반감까지는 생각을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역시 호남에 지역구를 둔 C의원은 "대통령이 '(호남 이전은) 말이 안 된다. 대신 새로운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는데 현재로선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며 "AI(인공지능) 산업 확장 등으로 새로운 수요가 생겼으니 새로운 (산업) 벨트를 구축하자면 모를까 기존에 계획된 걸 빼가자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호남 지역구 D의원도 "기업 활동엔 예측 가능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고 계획해 실행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어떻게 느닷없이 바꾸겠느냐"며 "도저히 용인에 입주할 수 없는 여건이나 문제가 생기면 변경하겠지만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원래 계획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지역구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B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은 기업을 만나면 항상 전북 지역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하곤 한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어떤 기업이 선뜻 전북에 가겠다고 나서겠느냐"며 "가뜩이나 해당 지역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환경단체 입김이 너무 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광주·전남 통합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전북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며 전북 달래기에 나섰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에 더 이상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우회적인 메시지로도 읽힌다. 당 지도부에 속한 E의원은 "중앙당에서 차차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해당 지역위원회에 전했다"며 "지역에서 (반도체) 특별위원회 등을 띄우지 말라는게 핵심"이라고 했다.
반도체 산단 입지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과 재계를 강타하면서 정작 국회 내 관련 법안 처리는 기약에 없는 아니러니한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얘기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특구를 지정하고 행정·재정·세제 지원과 규제 특례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한 달여 이상 본회의 문턱에 걸려 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09. photo@newsis.com /사진= |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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