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 분쟁 확대 조짐… 트럼프, 6년만에 포럼 참여
유럽과 갈등 봉합할지 주목… 러시아·中은 나토분열 관망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트럼프 반대' 펼침막을 들고 있다. /취리히(스위스) AP=뉴시스 |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로 정면충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국가의 정상들이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에서 대면한다. 다보스포럼이 첨예한 국익충돌의 장이자 '대서양 동맹'의 균열양상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긴장이 고조된다. 트럼프는 물러서지 않고 유럽은 '미국자산 매각' 카드를 거론하며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을 느긋하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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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보스포럼에서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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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개막한 다보스포럼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주목받는다. 매년 1월 다보스에서 열리는 이 포럼은 올해 56회로 주요국 정상들과 전세계 저명한 기업인 등이 참석해 세계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그린란드 문제가 이번 포럼의 최대이슈가 된 상황이다. 이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는 유럽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 정상들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6년 만에 다보스포럼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21일 밤 10시30분) 약 45분간 특별연설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도 '그린란드 합병'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연설과 별개로 그가 유럽 정상들과 만나 입장차를 좁힐지도 관심사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해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선 제기된다.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가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이지만 역설적으로 양측의 의미 있는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다보스를 찾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국가의 보복관세' 관련 질문을 받자 "매우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양측이 상호 피해를 주는 극한 충돌 대신 절충안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EU 정상들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그린란드 해법을 논의한다.
이번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병합구상에 반대하며 파병한 유럽국가에 추가관세를 예고했다. 이에 EU는 보복관세를 미국에 부과할 수 있다고 맞대응했다. 또 930억유로(약 160조원) 보복관세 패키지 외에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ACI) 발동도 시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부과 계획에 대해 "100%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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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더 센 카드도? 중러는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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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선 트럼프정부의 영토야욕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자산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EU가 보유한 미국자산은 10조달러(약 1경4700조원)가 넘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이 미국 국채의 약 40%를 보유 중이라고 추산했다.
유럽의 '자본의 무기화'가 실현되면 무역분쟁이 금융분쟁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유럽이 미국자산 투매에 나선다면 미국의 채권, 주식, 달러가치가 동반하락해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도이치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수석 외환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약점은 막대한 대외적자를 통해 재정을 충당한다는 점"이라며 "유럽은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미국 국채도 보유했다"고 짚었다.
다만 이들 미국자산을 노르웨이 국부펀드처럼 정부가 소유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민간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소유해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과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서양 동맹간 충돌상황에 따라 두 나라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덴마크대사를 지낸 앨런 레벤털은 19일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행동이 이뤄지면 "나토체제는 돌이킬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를 공격 중인 러시아가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중국과 대만은 또 어떻게 되겠느냐"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표정관리 중이지만 지난 17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X에 "유럽국가들이 나토체제에서 자기방어를 하다 처벌받는 상황이 펼쳐진다"고 비꼬았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유럽의 가장 큰 문제는 친구와 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유럽 포섭을 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시도에 대해 "아마도 유럽이 강력하게 맞서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유럽은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폭넓은 협력 가능성을 스스로 외면했다"고 유럽의 외교전략까지 비판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베이징=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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