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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원화의 국제화와 스테이블코인

머니투데이 정구태인피닛블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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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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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목 실효환율이 장기간 하락 추세에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환율변동을 넘어 국가통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신호다. 명목 실효환율은 원화의 가치를 달러가 아니라 주요 교역국 통화를 기준으로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지표로 원화의 상대적 대외가치를 보여준다. 이 지표의 하락은 원화가 글로벌 교역과 금융네트워크에서 얼마나 신뢰를 받고 선택되는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이지만 통화의 국제적 활용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 MSCI는 주식시장 규모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자금을 넣고 빼고 환전할 수 있는 통화·결제·외환인프라를 평가한다. 자본이 원활히 나가지 못하는 시장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한국은 그동안 자본유출을 우려해 통화와 외환시장 개방을 엄격히 제한했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은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을 남겼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제 관점을 바꿀 시점이다. K콘텐츠, K팝, K푸드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과정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내 시장을 보호하는데 집중하는 대신 글로벌 유통망에 스스로를 개방했기에 한국의 문화산업은 오히려 더 큰 수익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개방을 가능하게 만든 구체적인 인프라가 바로 글로벌 OTT였다. 통화와 금융도 마찬가지다. 원화가 국내에 묶여 있을수록 영향력은 제한되고 글로벌 네트워크로 나아갈수록 가치와 수요는 커진다.

오늘날 글로벌 금융에서 그 역할을 하는 인프라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달러는 USDT와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미 디지털 기축통화로 진화했다. 전 세계에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금융레일이 깔렸고 이는 원화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제도적 논의단계에 머물러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결제·예치·담보·투자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원화는 더이상 국내 전용 통화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자산으로 기능하게 된다. 더 중요한 점은 이것이 자본유출이 아니라 원화수요의 해외확장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무역, 자산 토큰화 등 실물자산 거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되면 한국 밖에서 원화를 보유해야 할 실질수요가 생긴다. 이것이 통화 국제화의 본질이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결국 같은 문제다. 외국인 투자자는 자본이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금융시장을 글로벌 자본이 드나드는 디지털 금융의 관문으로 바꿀 수 있다. 이제 원화를 단지 보호의 대상만이 아니라 확장의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국 경제의 실력에 걸맞은 통화위상을 회복하려면 원화 역시 세계로 나가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가장 현실적인 전략수단이 될 수 있다.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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