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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붉게 물들인 ‘드레스 거장’, 천상 런웨이로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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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별세
왕족·할리우드 스타들 의상 디자인
19일 타계한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로이터 연합뉴스

19일 타계한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로이터 연합뉴스


‘최고급 맞춤복(오트 쿠튀르) 드레스의 거장’으로 불린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94)가 19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날 “20세기 위대한 쿠튀리에(최고급 맞춤 의상 디자이너) 중 마지막 인물이자, 실제 왕족부터 할리우드와 사교계 ‘공주’들을 위한 옷을 지으며 새로운 왕족 이미지를 정의한 패션계의 ‘마지막 황제(Last Emperor)’”라고 전했다. 발렌티노와 그의 파트너의 이름을 딴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발렌티노는 모두에게 끊임없는 길잡이이자 영감이었고 빛·창의성·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추모했다.

1932년 이탈리아 북부 보게라 지역에서 전기용품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 집안에 태어난 발렌티노는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미적 감각을 자랑했다. 9세 때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지그펠트 걸’의 화려한 색채와 영상미에 반해 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10대 시절 이미 스웨터와 재킷의 색상·패턴·단추까지 주문해 입을 정도였다.

부모를 설득해 프랑스 파리로 디자인 유학을 마친 뒤 디자이너 기 라로슈(1921~1989) 등 밑에서 잠시 일한 뒤 1959년 이탈리아로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딴 상점을 열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이탈리아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1950~1960년대 영화계를 시작으로 예술·디자인 등 문화적으로 급성장한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달콤한 인생)’ 트렌드와 맞물려 최고급 맞춤복으로 상류층을 겨냥했다.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지난 2008년 봄·여름 컬렉션 패션쇼를 통해 공식 은퇴를 선언할 당시. 그의 상징인 ‘발렌티노 레드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과 함께 패션쇼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지난 2008년 봄·여름 컬렉션 패션쇼를 통해 공식 은퇴를 선언할 당시. 그의 상징인 ‘발렌티노 레드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과 함께 패션쇼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


1960년 사업 파트너이자 한때는 연인이며 평생 동료가 된 사업가 지암메티를 만나 재정적 안정을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할리우드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영화 ‘스파르타쿠스’(1960) 시사회에서 선보였던 깃털 달린 드레스를 시작으로, 재클린 케네디가 1968년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재혼할 당시 입은 크림색 레이스 드레스 등을 디자인했다. 영국·이란 등 공주 등 왕가 의상도 제작했다. 특히 창립 초기부터 그가 선보인 붉은색 드레스는 패션계에 ‘발렌티노 레드’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로 그의 상징이 됐다.

패션 대기업 LVMH 등 거대 기업의 압박 속에 1998년 그의 지분을 이탈리아 기업 HdP에 3억달러(약 4430억원)에 팔았다. 이 소유권은 여러 회사를 거쳐 2008년 사모펀드 페르미라에 인수되면서 그는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브랜드는 살아 남아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현 펜디 디자이너)와 피엘 파올로 피춀리(현 발렌시아가)를 거쳐 현재 구찌 디자이너 출신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이끌고 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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