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정비사들이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 헬기의 '창정비(廠整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정비는 헬기가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기체 부품을 하나하나 뜯어 수백 가지 항목을 확인하는 정밀 점검 절차다. /대한항공 |
대한항공이 여객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해 방위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만년 적자였던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지난해 흑자 전환이 확실시되면서, 방산이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부상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유가와 환율 등 외풍(外風)에 취약한 여객업의 구조적 한계를 ‘방산 육성’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4713억8800만원, 누적 영업이익 165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4분기 잠정 실적을 합산할 경우 연간 매출은 약 7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대형 수주 부재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왔으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전체 매출(약 16조5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 남짓이지만, 적자 고리를 끊고 ‘돈 버는 사업부’로 전환했다는 점이 대한항공으로선 고무적이다.
◇방산부문 흑자 전환할 듯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1975년 출범한 이래 군용기 정비와 민항기 구조물 제작, 무인기 개발 등을 담당해왔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의 손을 거쳐간 한·미 군용기만 5500여대에 달한다. 하지만 2019년 이후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극복한 원동력은 대규모 수주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우리 군 헬기 36대를 최신화하는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8000억원)을 따냈고,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1조6000억원)까지 수주했다. 두 사업에서만 2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대한항공이 방산에 공을 들이는 핵심 이유는 ‘경영 안정성’ 확보다. 항공 운송업은 고환율·고유가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보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유류비와 리스료 부담은 급증했다. 반면 정부를 상대로 하는 방산 계약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장한다. 여객 수요가 급감하거나 환율이 치솟아 본업이 흔들릴 때, 방산 부문이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방파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무기 체계를 설계하고 정비하는 역량을 갖춘 테크 기업으로 변모해 생존력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매출 1조 돌파 여부 관심
올해 관심사는 방산 부문 매출 1조원 돌파 여부다. iM증권은 “무인기와 전투기 성능 개량 등 수주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어 2026년부터 외형 확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분기 매출이 3000억원대로 올라서며 연간 매출 1조2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성장 동력은 MROU(정비·개조·업그레이드)와 무인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 최대 규모 군용기 정비 기지인 부산 테크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MROU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항공기 도입 비용의 70%가 향후 30~40년간의 유지·보수 비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MROU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1039억달러(약 140조원)에서 2034년 1241억달러(약 16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미래 전장의 핵심인 무인기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과 임무자율 기반 무인기 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튀르키예의 ‘바이카르’와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단순 하청 생산을 넘어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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