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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당한 이란 국영방송 채널에서 “국민에게 총구 겨누지 말라” 송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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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이 해킹당해 망명 중인 전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등장하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프랑스24 영상 캡처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이 해킹당해 망명 중인 전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등장하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프랑스24 영상 캡처


해커들, 여러 위성방송 중단시켜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 영상도 나와
차단된 인터넷 이번주 정상화 예정

이란 국영방송 IRIB가 운영하는 위성 채널이 해킹당해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방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해커들은 지난 18일 IRIB의 여러 위성 채널 방송을 중단시킨 뒤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의 사진과 이란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송출했다.

해커들은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국민에게 충성을 맹세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막을 통해 “이것은 군대와 보안군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지 마라. 이란의 자유를 위해 민족과 함께하라”고 말했다.

이번 해킹 사건은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벌인 시민을 유혈 진압해 최소 4029명이 숨진 상황에서 일어났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IRIB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부 지역의 위성 신호가 일시적으로 방해받았다”고 확인했지만 해킹 당시 방송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에서 국영방송이 해킹당하는 일이 드물기는 하지만 처음은 아니라고 AP는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1986년 팔레비 왕세자 측근들에게 소형 TV 송신기를 제공해 11분간 방송을 해킹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2년에도 방송이 해킹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죽음을 바란다는 내용의 그래픽이 송출된 바 있다.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시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아마드레자 라단 이란 경찰청장은 전날 국영방송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폭동에 가담한 젊은이들은 적군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며 사흘 내 자수할 경우 관대한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를 유혈진압하던 기간 인터넷을 차단했던 당국은 이번주 내로 접속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이 연결돼 내부 소식이 알려지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 17일 시위 때문에 “수천명”이 사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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