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배우 차무희(고윤정)는 호러 영화 촬영 도중 옥상에서 추락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가 맡은 배역은 좀비 ‘도라미’. 무희가 의식을 잃은 몇 달 사이 영화는 개봉해 전 세계적 대히트를 기록했고, 도라미 캐릭터는 챌린지를 통해 바이럴되어 폭발적 인기를 얻는다. 기적적으로 눈을 뜬 무희는 어느새 글로벌 슈퍼스타가 되어 있다.
◆사랑도 통역이 필요해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호텔 델루나’,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등을 선보인 자타공인 로맨스 장인 홍자매(홍미란·홍정은) 신작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사랑도 통역이 필요해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호텔 델루나’,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등을 선보인 자타공인 로맨스 장인 홍자매(홍미란·홍정은) 신작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오른쪽)이 톱스타 차무희(고윤정)의 통역을 맡으며,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렸다. 한국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를 오가는 다채로운 로케이션이 화면을 채운다. 넷플릭스 제공 |
고윤정은 하루아침에 톱스타가 되어 전 세계 팬 사랑을 받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에는 서툰 무희를 연기했다. 무희는 일본 인기 배우 구로사와 히로(후쿠시 소타)와 함께 여행 연애 프로그램 ‘로맨틱 트립’에 캐스팅되며, 촬영을 위해 캐나다와 이탈리아를 함께 여행한다. 한국어·영어·일본어·이탈리아어에 능통한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은 두 사람의 통역사로 고용된다. 호진은 무희의 가까운 조언자가 되고 무희는 호진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두 사람의 소통은 자꾸만 어긋난다.
겉으로는 솔직하고 밝지만, 무희 내면에는 깊은 트라우마가 자리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비극적 사건을 겪고 냉담한 친척 집에서 성장한 그는 부모의 사건을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안고 산다. 스타가 된 이후, 무희는 자신이 연기한 ‘도라미’를 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거울 속이나 시야 가장자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지만, 점차 일상을 잠식하며 존재감이 커진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로맨틱 트립’ 후반부 촬영에 접어들면서, 도라미는 밤마다 무희를 대신해 호진과 시간을 보내며 긴장감을 높인다.
여주인공의 비극적 가족사와 트라우마, 해리 증상 등 K드라마에서 익숙한 설정을 자기편의적으로 되풀이한다는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 작품의 차별성은 ‘소통의 난망함’이라는 키워드에 있다. 많은 K드라마가 연적이나 악역 등 외부적 장애물로 연인을 갈라놓는 반면,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을 가로막는 장벽은 오로지 내면에서 비롯된다. 완벽하게 말을 옮기는 통역사가 자기와 정반대로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발생하는 미묘한 간극과 소통의 부조화가 이야기의 핵심이다. 사람은 모두 각자의 언어로 말하고, 같은 언어를 쓰더라도 때로는 통역이 필요하다.
◆눈호강 해외 로케이션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장소다. 한국,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까지 3대륙 4개국의 다양한 풍경 속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물들은 국경을 넘고 언어를 오가며, 낯선 거리와 풍경 속을 거닌다. 평온한 캐나다 산간 마을에서 유서 깊은 이탈리아 거리까지, 장소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는 또 하나의 캐릭터로 기능한다.
무희와 호진 두 사람의 우연한 첫 만남 장소로 설정된 일본 가마쿠라에는 부드러운 빛과 적막하지 않은 고요가 흐른다. 캐나다에서는 ‘오로라’라는 특별한 경험이 두 사람 관계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로키 산맥 관문인 밴프 일대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웅장한 산맥, 산을 배경으로 한 느긋한 거리 풍경은 이야기 전반에 평온한 리듬을 더한다. 로맨스가 절정에 달하는 이탈리아는 낭만적 분위기를 극대화하기에 최적이다. 토스카나와 페루자 등 중세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과 석조 건물은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로케이션만큼이나 홍보 역시 글로벌 전략을 택했다. 작품 공개 당일인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규모 오프라인 프로모션에는 두 주연배우가 참석해 글로벌 화제성을 견인했다. 한국 문화 팬층이 두꺼운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콘텐츠의 대규모 오프라인 프로모션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
20일 글로벌 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작품은 전날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시청 순위 세계 3위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홍콩·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태국·대만·말레이시아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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