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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입증 어려워서…이태원 참사 생존자 대다수 “피해 신청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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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고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종우 기자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고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종우 기자


이태원 참사 생존 피해자 대다수가 홍보 부족, 증명의 어려움, 낙인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피해자 인정 신청을 주저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고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호박랜턴은 지난해 10월9일부터 12월31일까지 이태원 참사 생존 피해자 314명을 대상으로 피해자 인정 여부와 어려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희생자나 유족이 아닌 당시 현장에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은 이들도 피해자로 규정한다. 피해자 인정을 받으려면 증빙 자료와 함께 이태원참사피해구제심의위원회(심의위)에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호박랜턴 조사에 참여한 생존 피해자 314명 가운데 302명이 피해자 인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신청자 302명 중 130명(43%)은 ‘몰라서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자 범위에 생존피해자가 포함되는 사실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못한 현실을 드러낸 셈이다.



피해자 인정 신청 과정의 어려움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121명이 피해 입증 자료 구비의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구체적으로 근로활동 입증 어려움(51건), 의료기록·소견서 제출의 어려움(39건), 참사 당시 자료 없음(25건), 경제적 피해 입증 어려움(25건) 등이 꼽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 피해자 인정 신청에 나섰다가 입증의 어려움을 겪은 사례들도 전해졌다. 이태원 참사 생존 피해자 ㄱ씨는 이태원에서 찍은 사진과 당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외래 진료 기록 등을 첨부했으나, 심의위는 카드사 자료와 ‘이태원 참사로 인한 피해’라는 문구가 들어간 의사 소견서를 추가로 요구했다고 한다. 이주현 호박랜턴 활동가는 “ㄱ씨는 의사들은 책임지고 싶지 않아 ‘참사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소견서를 써주지 않으려 했고, 참사 당일 카드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제출할 수 없는 자료를 요구했다며 한탄했다”고 전했다.



미신청 사유 가운데 ‘피해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는 응답도 90건에 달했다. 참사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한 셈이다. 한 응답자는 조사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로 인정되면 ‘놀러 가서 멀쩡히 살아 돌아왔는데 무슨 자격이 있어서 돈을 받으려 하냐’는 말을 들을까 봐 피곤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호박랜턴은 △피해자·생존자 실태 파악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대규모 조사 △피해자 입증 전가 구조 개선 △홍보 및 지원의 연계성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현재 기한이 4개월밖에 남지 않은 피해자 인정 신청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는 피해자 인정 기한 연장 내용을 담은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 등 이태원 특별법 개정안 3개가 발의돼 있다.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전병훈 10·29 이태원참사 피해구제추모지원단 피해심사과장은 “저희 직원이나 저도 자료를 검토하면서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약간의 트라우마 증세가 있다. 저희도 이런데 실제 현장에서 피해를 직접 겪으신 분들은 어떨까 생각한다”며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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