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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수괴' 전두환 29년전 판결문 보니…"목적달성 못해도 범죄"

연합뉴스 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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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내란 핵심 구성요건인 '국헌문란 목적'·'폭동' 판단기준 명시
"폭행·협박으로 국가기관 기능 상당 기간 불가능케 했을 때"로 정의
"부분적으로 모의·가담해도 폭동 행위 전체 책임 면치 못해" 짚기도
1심 결심 공판 출석한 한덕수 전 총리(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26 hwayoung7@yna.co.kr

1심 결심 공판 출석한 한덕수 전 총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26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을 앞두고 약 29년 전 내란수괴 등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처벌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관심이 쏠린다.

12·3 비상계엄의 법적 성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유일한 선례로, 내달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와 오는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선고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1997년 4월 내놓은 이 판결문에서 내란 범죄 구성 요건과 내란 가담자 처벌에 대한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의 쟁점은 크게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와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 전 총리 등 주요 국무위원이 후속 조치 등을 통해 내란에 가담했는지 여부다.

형법 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로 정의한다.

아울러 국헌문란의 목적 중 하나로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명시한다.


'국헌 문란'이라는 목적과 '폭동'이라는 행위가 내란의 구성요건이고,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했을 때 국헌 문란 목적이 인정된다는 뜻이다. 구성요건이란 '법률상 특정된 행위 유형'을 가리키는 법적 용어다.

전 전 대통령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고 해석했다.

또한 "국헌문란의 목적을 갖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의 행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나머지 구성요건인 '폭동'과 관련해선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공포심을 느껴 의사결정 및 실행의 자유가 방해된 심적 상태)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最廣義)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으로써,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며, 그 정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음을 요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한 행위로서, 다수인이 결합해 이런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협박 행위를 하면 기수가 된다"며 "그 목적의 달성 여부는 이와 무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국헌문란이라는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행위가 일어난 시점부터 범죄가 된다는 취지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2·3 비상계엄이 이런 내란죄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공소장에는 비상계엄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고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등 헌법과 법률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전 대통령 등이 무장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야당 당사 등을 점거하거나 체포·구금·압수·수색 등 방법으로 강압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폭동을 일으켰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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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문에는 내란 가담자들의 처벌 기준에 대한 내용도 적시됐다.

대법원은 "내란 가담자들이 하나의 내란을 구성하는 일련의 폭동 행위 전부에 대해 모의하거나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란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전체 내란에 포함되는 개개 행위에 대해 부분적으로라도 그 모의에 참여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기여했음이 인정된다면, 그 일련의 폭동 행위 전부에 대해 내란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짚었다.

내란에 부분적으로라도 기여했다면 전체 내란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재판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의사 정족수를 채워 '국무회의 심의'라는 외관을 갖게 하고, 이 전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등 방법으로 내란 중요 임무에 종사했다고 봤다.

한 전 총리 측은 이에 "대통령이 이미 선포를 결심한 상태에서 반대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지할 수 있는지 헌법·법률상 의무가 없다"며 방조 및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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