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0일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과 출신학교채용차별방지법 국민운동이 연 출신학교·학력 채용 차별 방지법 국민대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차 위원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
“‘지방대인데 이 기업 써봤자 시간 낭비겠죠?’ ‘어차피 필터링 당하니 포기해.’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 도는 이런 괴담 같은 이야기를 현실에서 마주하며 당혹감을 느꼈죠.”
지역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이현우(24)씨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대회'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최근 구직 활동과 채용박람회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며 “채용 시장에서 나를 가장 먼저 증명하는 것은 이력서 맨 윗줄에 써야 하는 출신 학교였다”며 “5년 전 19살의 성적이 내 현재와 미래를 미리 결정짓고 있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대회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일부 개정안의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을 비롯해 311개의 시민단체가 연합한 ‘출신학교 채용차별방지법 국민운동’과 강득구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채용절차법 개정안은 기업 채용 시 출신학교와 학력 관련 개인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때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뼈대다. 현행법상 기업 채용 시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학력 등으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이미 담겨 있지만 처벌 규정은 없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교육계 관계자들 또한 이번 법안 추진에 채용 시장 공정성 차원을 넘어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입시 경쟁을 해결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기조연설에 나서 “한국에서는 대학 학벌이란 결국 고등학교 성적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조기 사교육까지 총동원한 경쟁 과몰입은 학생들에게 끊임없는 불안과 열패감을 안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 위원장은 “한 개인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기준으로, 지원 당시의 인성과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뽑는 채용 방법이 현명하고도 공정하다”고 말했다.
경쟁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풀어야 이와 직간접적으로 엮여 있는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봉호 교육의봄 이사장은 “시대착오적인 교육이 저출생, 빈부 격차, 높은 청소년 자살률, 수도권 인구 집중, 집값 상승 등의 재앙을 일으킨다”며 “돈이 많이 드는 좋은 사교육을 받아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단순히 좋은 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은 정의롭지도 못하고 우리 사회에 온갖 병폐를 일으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노동 부처 수장들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입법에 힘을 실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채용절차법 개정안은 개인의 역량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교육 개혁 방향과 맞닿아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왜곡된 공교육도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관련 법률 주관 부처의 장으로서 법률 개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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